김혜순 시인, 미 하버드대 도서관 'T.S.엘리엇 리더' 선정

10월 하버드서 낭송회…'뉴요커'가 문학세계 조명하는 등 현지서 호평

김혜순 시인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김혜순 시인이 미국 하버드대 도서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T. 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T.S. Eliot Memorial Reader)로 선정돼 현지에서 낭송회를 연다.

25일 문학과지성사에 따르면 하버드대 도서관 '우드베리 포우이트리 룸'(Woodberry Poetry Room)은 김혜순 시인을 2023 'T.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로 선정하고서 오는 10월 2일 김 시인의 시 낭송회를 열 계획이다.

하버드대 라몬트 도서관 내 시 낭송 전문 아카이브인 '우드베리 포우이트리 룸'과 T.S. 엘리엇 재단이 공동주관하는 'T.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는 매년 한 시인을 선정해 낭송회와 연설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하버드대 출신으로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시인 T.S. 엘리엇(1888~1965)의 이름을 따 제정됐다.

김 시인은 자신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 '날개 환상통'을 영어로 번역한 미국의 시인 겸 번역가인 최돈미 시인과 함께 하버드대 도서관서 열리는 낭송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죽음의 자서전'은 영어로 번역된 시집에 수여되는 영미권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을 2019년 한국 시집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김 시인은 2019년 출간했던 자신의 열 세 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의 영문판('Phantom Pain Wings')이 지난 5월 미국에서 출간되며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김혜순 '날개 환상통' 국내판과 영어판 [문학과지성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명한 문예·시사지 '뉴요커'는 지난 14일자 기사에서 김혜순이 "한국에 있는, 또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는 시인과 예술가를 위해 언어와 글쓰기에 대한 접근법을 구축했다"면서 매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를 향해 열린 그의 작품이 번역되기 시작하면서 북미와 유럽 전역에 팬층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비영리 예술·정치 웹진 '게르니카'도 최근 김혜순을 한국의 뛰어난 페미니스트 시인으로 소개하며, '날개 환상통' 수록 시 '불안의 인물화' 등을 소개했다.

김 시인은 앞서 지난달에는 독일 베를린 시 페스티벌에도 '올해의 연사'로 참석해 '혀 없는 모국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문학세계를 알리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월 하버드대 도서관 낭송회에 앞서 그는 9월부터 뉴욕과 보스턴 등지에서 순회 강연과 낭독 모임에 참여할 예정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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