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탈락됐지만 … 재건축 속속 '순항'
안전진단 통과·사업 가속도
목동 9·11, 고덕주공 9단지
"올해 내에 절차 끝낼 것"
공사비 예전보다 크게 올라
조합원 비용 부담은 늘어
"주민들이 '늦게나마 제대로 일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열고 재건축 진행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윤영흥 태릉우성 재건축 추진위원장)
전임 정부 재건축 규제 강화의 핵심인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사업이 멈춘 단지들이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 정부의 규제 완화로 안전진단 부담이 줄어든 만큼 향후 변수는 결국 비용이 될 전망이다.
25일 서울 노원구 태릉우성아파트(태릉우성)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태릉우성은 최근 정밀안전진단 E등급을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를 모두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단지는 2021년 7월 적정성 검토의 문턱을 넘지 못해 재건축 추진이 좌절된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지만, 이어진 적정성 검토에서 '재건축 불가'인 C등급을 받았다.
전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구조 안전성 기준을 20%에서 50%로 상향했다.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에서만 태릉우성을 포함한 7개 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도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단지는 태릉우성을 포함해 동부그린(구로구 오류동), 목동아파트 9·11단지(양천구 신정동), 고덕주공 9단지(강동구 명일동), 광장 극동(광진구 광장동), 불광 미성(은평구 불광동)이다.
이들 단지는 현 정부가 올해 초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재건축 추진 동력을 다시 확보했다. 이들 단지 가운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이후 안전진단 절차를 마무리한 것은 태릉우성이 광장 극동에 이어 두 번째다.
불광 미성은 규제 완화 이전인 지난해 10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는 등 재건축 스타트 라인에 서는 단지가 늘고 있다. 윤영흥 태릉우성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의 후유증이 컸다"며 "주민들이 한숨을 돌리면서 추진위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서울 노원구 재건축 단지들 대부분이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있는 것과 달리 태릉우성은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앞으로 속도를 내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을 앞둔 단지들도 착실히 관련 절차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9·11단지, 동부그린, 고덕주공 9단지는 모두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다. 고덕주공 9단지는 강동구청에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마쳤다.
목동9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는 지난 5월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 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목동 9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다른 목동 재건축 단지들보다 안전진단 통과가 늦어졌지만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안에 안전진단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조례 개정을 통해 재건축을 희망하는 노후 단지에 안전진단 비용을 최대 100%까지 지원해주기로 한 것도 이들 단지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재건축 과정에서 최대 변수로는 비용이 꼽힌다. 목동 9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효율적인 사업 방식과 함께 진행 비용을 어떻게 줄이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사업 비용을 추가로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한 단지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공사 비용은 오르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업지가 늘어나면 실거주하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에 한 채만 가지고 있는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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