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피해 줘서…” 떠돌이 개에 화살 쏜 40대 재판행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불구속기소

화살을 맞은 채 한경면 청수리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개.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제주에서 떠돌이 개의 몸통에 화살을 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검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25일 오후 7∼9시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70㎝ 길이 활을 쏴 맞힌 혐의를 받고 있다.

화살에 맞은 개는 범행 이튿날인 26일 오전 범행 장소로부터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발견됐다. 당시 피해견은 등 부분에 화살이 박혀 몸을 뚫고 나와 있었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수 년 전부터 주변 개들이 자신이 사육하는 닭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전에 해외 직구로 화살을 구입한 후 범행 당일 비닐하우스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활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7개월간 수사한 끝에 지난 3월 주거지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당시 사용했던 화살 등도 증거물로 압수했다.

피해견은 구조된 후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했고, 동물보호단체가 보호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