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신분증·급여통장 뺏기는 이주어선원…“근로감독 강화해야”
선원 이주노동자 10명 중 3명가량은 여전히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급여통장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비율도 34%에 달했다.
이한숙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국사회의 인신매매 실태 진단 및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가 지난 3~4월 67명의 이주어선원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번 조사에선) 이전에 비해 새로운 특징이 있었다. 급여통장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비율이 34.3%로 여권 등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비율(29.9%)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신분증 압수가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이주어선원을 강제로 묶어두려는 대체 수단으로 급여통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신분증이나 급여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주노동자의 경우 선주가 신분증과 급여통장 모두를 갖고 있는 비율이 40%였다. 급여통장이나 현금카드는 관리업체가 갖고 있다는 비율이 52.2%로 가장 높았다.
2021년 이주어선원의 신분증 압수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자 선원법에 여권 등 신분증의 대리보관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그러나 대리보관 금지 주체는 선박소유자에 한정됐다. 이 소장은 “신분증 등 대리보관 금지 조항의 한계가 분명할 뿐 아니라 여전히 선주가 신분증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법령에 따른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 소장은 “어선원 도입과 관리 제도 자체가 강제노동 인신매매를 조장한다”며 “신분증과 급여통장 압수를 실효성 있게 차단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하는 동시에 근로감독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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