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희망찬 사회 만들기, 내 직장부터 실천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터-특별기고]
우리 사회는 심각한 인구절벽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심지어 국가소멸의 시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문제뿐만 아니라 40분마다 한 명, 일 년에 1만3천300명 가까운 귀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는 상황을 바꿔야 지속 가능한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6.0명(2021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1.1명에 비해 두 배를 웃돌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10~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며, 이 연령대의 자살률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최근 몇 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지만, 안타깝게도 출근이 괴로운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자살은 473건에 달하며,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과로, 대인관계 문제,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산재자살’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과 직장의 의미와 위상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일터’의 역할, 인적, 물적 환경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듯하다.
지난 4월 발표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에서는 조직 내 자살사고 사후대응 강화, 고객응대근로자, 경찰·소방, 유명인 등 특수직군에 대한 맞춤형 지원, 근로자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 등의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는 ‘자살위기극복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자살이 ‘선택’일 수 없고 그 원인은 다분히 사회적이기에, 자살 제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범사회적 실천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는 일은 정부나 전문가만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가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알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생명지킴이’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자살예방법에 기술된 생명지킴이란 ‘자살을 할 위험성이 높은 사람을 발견하여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기관에 의뢰·연계하는 사람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교육을 수료한 사람’을 의미한다. 즉, 주변의 친구, 동료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 혼자 고민하지 않도록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생명지킴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생명지킴이로서 일터인 직장의 문화와 소통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해보고,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꾸는데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직장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동료와의 불화로 고민할 때, 또는 직장 내 갑질이나 성적 문제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곤란에 처했을 때, 그 상황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동료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절망 속에 빠진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는 자살예방 기본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실효성 있는 근로자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범정부 차원에서 구축하여야 하고, 경영진은 근로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조직 내 지원방안과 함께 적극적인 직장인 ‘생명지킴이’ 양성을 위한 노력을 해나간다면 자살위험 없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민주적이고 지지적인, 일할 맛 나는 직장이 곧 안전하고 희망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기초가 되어야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자살률 최상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직장 우리가 나서서 만들어 나가고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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