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전도 구독한다”... LG전자, 초개인화 ‘업 가전 2.0’ 먹힐까?
LG전자가 세탁기·건조기·냉장고·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소비자에게 3~6년 동안 빌려주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 특히 소비자의 생활방식 변화에 맞춰 제품 기능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구독용 생활가전제품부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키로 했다. LG전자의 새로운 서비스가 생활가전 소비패턴에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LG전자는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UP) 가전 2.0’ 비전을 공개하고, 업 가전 2.0이 적용된 구독용 생활가전제품을 선보였다. 업 가전 2.0으로 출시되는 생활가전 제품은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세탁기·건조기, LG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히트, LG 모던엣지 냉장고 오브제컬렉션 노크온 등 프리미엄급 제품 4종으로 향후 라인업을 확대키로 했다.
업 가전이란 고객들이 제품 구매 후에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LG 씽큐’를 이용해 새로 나온 맞춤형 기능을 지속해서 추가할 수 있도록 한 생활가전제품이다. 그동안의 업 가전 1.0은 구매한 제품에 새 기능을 추가해주는 방식인 데 비해, 업 가전 2.0은 고객의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맞춤형 기능을 넣을 수 있도록 제품과 전문 서비스를 구독 방식으로 제공하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LG전자의 온라인 쇼핑몰인 LG 베스트샵에서 세탁기를 구독하면 최소 3년(월 5만900원)부터 최대 6년(월 3만3900원)까지 원하는 기간 동안 제품을 렌탈(대여)할 수 있다. 여기에 세탁 업체인 런드리고의 전문 세탁서비스(월 1만5000원), LG생활건강의 세탁세제 정기배송 서비스(월 1만5000원)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구독 기간이 3년 이내면 3년 뒤 LG전자가 제품을 회수하고, 4년 이상을 쓰면 고객 소유가 된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이날 “단지 생활가전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벌어지는 생활 서비스 전체를 사업의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며 “적어도 지금 고객의 절반 이상을 구독 서비스 고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생활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를 내세운 배경에는 제품 판매 중심 사업구조로는 글로벌 수요 침체 등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제품을 판매하면 매출이 한번 발생하지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면 제품 주기 동안 지속해서 매출이 일어난다.
또 외부의 전문 서비스와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어 중개 수수료 확보는 물론, 고객을 제품에 묶어두는 ‘록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제품 사용 패턴 등 고객 관련 빅데이터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를 판매하면서 비스포크 큐커에서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등 간편식을 구독하는 서비스를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업 가전 2.0 제품에는 LG전자가 자체 설계한 가전용 AI 반도체(DQ-C)가 탑재됐다. 기존 가전에는 제어 기능을 담당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칩이 탑재됐지만, 업 가전 2.0 제품에는 음성인식··메모리 용량·처리 속도 등을 향상시킨 반도체를 장착해 고객 맞춤형 기능을 강화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AI 칩을 기반으로 한 생활가전용 운영체제(OS)도 자체 개발해 제품에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가전제품 구매에는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LG전자가 선보인 구독 서비스가 기존 렌탈 서비스와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비용편익이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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