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금배 운명의 조 추첨…“만만하게 볼 팀 없다…무더위가 변수”
“만만하게 볼 팀은 없다. 더운 날씨가 변수가 될 수 있고,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결국 우승할 것이다.”
고교 축구 최강을 가리는 제56회 대통령금배 토너먼트 대진 추첨이 끝난 뒤 각 팀 감독들이 내놓은 공통적인 반응이다.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히던 팀들이 대부분 토너먼트에 안착했지만, 의외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준 팀들도 많기 때문이다.
25일 충북 제천시 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대회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 결과, 일단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끼리 바로 맞붙는 빅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전통의 강호 인천 부평고와 서울 보인고, 이번 대회 첫 우승을 노리는 서울 영등포공고까지 앞서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각 조 2위 팀들과 붙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이번 대회는 31개 팀이 8개 조로 나뉘어 3경씩 치르고 각 조 1~2위 팀이 16강에 올랐다. 앞서 보인고와 경기 구리고가 속한 8조만 3팀이 편성돼 조별리그에서 한 경기를 덜 치르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들이 상위 라운드에 오른다면 4강전에 가서야 서로 맞붙게 된다. 금배 3회 우승팀 보인고는 경기광문고와 첫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고, 승리해 8강전에 오른다면 서울 중대부고-강원 춘천시체육회 U18전 승자와 만난다.
금배 최다 우승팀 부평고(6회)는 16강전에서 경기 구리고와 맞붙고, 승리하면 경기 용호고-강원 미래고전 승자와 8강전에서 대결한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공고는 충남 서산FC와 먼저 맞붙고, 승리시 8강전에서 서울 중앙고-경기 화성시 U18전 승자를 만나게 된다.
이들 세 팀은 조별리그에서 탄탄한 조직력과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팀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이변이 연출될 수도 있다.
영등포공고의 김재웅 감독은 상대팀 서산FC에 대해 “금강대기 4강에 들어간 팀”이라며 “16강에 올라온 팀 모두 좋은 기량을 갖춘 팀이라 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첫 토너먼트 경기로는 보인고-광문고전을 꼽았다. 김 감독은 “광문은 수비력이 좋고 선수들이 상당히 준비가 잘 된 팀이다. 보인고는 기술과 조직력이 좋아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18골을 몰아친 부평고에 맞서는 구리고의 조만행 감독은 “공은 둥글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강팀을 만나는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은 상대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구리고는 보인고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던 강원 강릉중앙고와 한 조에 묶였지만, 예상을 깨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조 감독은 “강릉중앙고와의 경기를 지지 않았고, 다른 팀보다 더 많은 3일을 쉬고 조별 리그 최종전에 임했던 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며 선전의 요인을 짚었다.
날씨는 감독들이 공통으로 꼽는 변수다. 조 감독은 “여름엔 아무래도 교체 선수를 쓰는 게 다른 계절과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체력 좋은 팀이 결국 상위 라운드에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인고의 심덕보 감독도 “날씨가 맑았다가 비가 오면서 변덕스러운데 무더위가 시작되면 선수들 체력에 문제가 생긴다”며 “결국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상위 라운드에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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