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원그룹, HMM 인수 나선다...최대 해운사 놓고 경쟁 후끈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3. 7.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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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사세 확장해온 동원그룹
기존 육상 물류에 시너지 효과 노려
한투금융 지원 가능성도 제기돼
SM, 하림, 동원까지 인수전 후끈
LX도 설명서 수령한 것으로 전해져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HMM 인수에 도전한다. 하림·JKL 컨소시엄에 이어 동원그룹까지 참여하면서 인수 경쟁이 예상보다 빨리 달아오르고 있다.

동원그룹은 HMM을 인수해 해상부터 육상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종합 물류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삼성증권에서 HMM 투자설명서(IM)를 받아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HMM 인수를 물류사업 확대를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을 품으면 해상 운송에서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 물류(동원로엑스)까지 연결하는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을 밑돌고 있어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그룹은 기존에 진행했던 인수합병(M&A)에 함께 했던 여러 재무·회계·법률 자문사를 접촉하며 투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20여 년 전부터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 왔다. 지난 2000년 종합식품기업 동원F&B를 설립해 참치 외에 식품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하면서 2005년 덴마크 우유제조업체인 디엠푸드, 2006년엔 해태유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2008년에는 미국 최대 참치캔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했다.

HMM 인수전 참여는 이 회사가 201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물류사업 확장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2016년 동원로엑스(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전국 물류망과 콜드체인시스템을 갖췄다. 이 회사 별도 기준 매출은 2016년 5534억여원에서 지난해 1조214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억여원에서 207억여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아울러 동원그룹은 컨테이너 터미멀 항만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의 지분도 100% 소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HMM을 인수하면 육상에서 해상에 이르는 물류 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재계 순위도 수직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정위에 따르면 동원그룹 2023년 3월 기준 자산 총액은 8조9050억원(54위)인데, 이를 25조원 후반대인 HMM 자산과 합치면 재계 순위는 카카오(약 34조2070억원)의 15위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은 재무적 투자자와 인수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경우 현금성자산이 4749억원대라 5조원대 안팎이 언급되는 HMM 거래 금액을 조달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IB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일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원그룹 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동원기술투자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그룹 등장으로 HMM 매각을 올해 내로 완료하겠다는 KDB산업은행 목표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지난 20일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HMM 보통주 3억9879만여주에 대한 매각을 공고한 이래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가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며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돼 온 LX그룹 또한 온 IM을 수령해 간 것으로 전해지지만, LX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투자자별 현금 동원력에 쏠리고 있다. SM그룹은 4조5000억원까지는 어떻게든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고, 하림은 국내 중견 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협력하는 만큼 자본시장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일각에선 동원그룹이 한국투자금융 그룹과 협업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한투금융그룹은 범 동원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계열이 분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재무적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02년 산업(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과 금융(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 부문을 계열 분리한 바 있다. 실제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 동원그룹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등에 있어 한투증권이 수차례 주관사 업무를 맡기도 했다.

동원그룹이 진행하는 M&A에 있어서도 한투금융그룹이 증권사나 계열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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