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내성암호에 진심인 LGU+… 정부 암호체계 전환에 ‘화색’

박수현 기자 2023. 7. 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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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양자내성암호(PQC) 보급 계획
“양자암호키분배(QKD) 대비 비용 효율적”
‘PQC 외길’ LGU+, 수주 청신호… “B2C 도전”
“보안은 QKD도 탁월”… SKT·KT, 기술 융합 기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 기술 관련 국제행사 '퀀텀 코리아 2023'에서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적용한 가상사설망(VPN)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LGU+

정부가 양자컴퓨터 시대 암호 무력화에 대비해 전 국가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PQC)로 바꾸기 위한 연도별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통신 3사도 이에 발맞춰 PQC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전망인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SK텔레콤과 KT는 양자암호키분배(QKD), LG유플러스는 PQC 기술 고도화에 각각 초점을 맞춰왔다.

25일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범국가 양자내성암호 전환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까지 국가 중장기 암호체계 전환 정책 방향 수립을 위한 기술확보, 제도정비, 절차수립 등 6가지 분야에 대한 세부 액션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범국가 암호체계 전환 추진단’을 설치해 2030년까지 양자내성 암호체계로 체계적 전환을 위한 이행 기반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기술·정책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안전한 암호체계를 구현해 PQC를 확산·보급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다는 구상이다.

마스터플랜 최종안은 범정부 차원 추가 검토를 거쳐 추후 확정·공표될 예정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양자컴퓨터의 초고속 연산은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지만, 이에 따른 역기능 역시 주의 깊게 대응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의 추진방안을 마련한 만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PQC는 양자컴퓨터로 해독하는 데 수조년이 소요되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별도의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로 구현 가능하다. QKD는 송신자와 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로 도청을 막는다. 양자키분배장치, 양자키분배채널 등 하드웨어를 요한다.

통신 3사 중 가장 활발하게 PQC 상용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다. 2019년 12월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유·무선 양자내성암호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확보한 LG유플러스는 이후 장비개발과 디지털뉴딜 사업을 통해 PQC 기술의 실증사례를 늘려왔다.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PQC 기술을 탑재한 광전송장비(ROADM)를 개발하고, 같은 해 하반기 디지털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산업분야 전용회선에 PQC를 적용했다. 2021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한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에도 참여했다.

구축한 실증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에는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다루는 금융기관·금융 서비스 플랫폼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게임·플랫폼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한 IT 기업 등을 대상으로 B2B 사업을 우선 전개한 뒤 B2C 서비스를 늘려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NIA 주관 사업 참여 당시 PQC 기술을 접목한 티켓예매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전용회선을 출시한 이래 공공과 민간 수주를 꾸준히 따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전남도청, 카카오모빌리티와 PQC를 적용한 화상회의 시스템과 LTE라우터를 구축해 최종 검수를 마치는 등 신생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QC는 하드웨어 기반인 QKD 대비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양자 암호화 표준후보로 4종의 PQC 알고리즘을 발표한 이래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도 각종 시범 사업과 정부 과제를 PQC 중심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KT는 정부가 추후 국가 암호체계 전환에 PQC와 QKD를 함께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정원은 올해 3월 양자암호통신장비 ‘국가용 보안요구사항(국가·공공기관 도입을 위해 만족해야 하는 최소 보안요구사항)’을 공개하며 양자암호통신장비군을 QKD 등 3종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QKD와 PQC는 상호보완적이다”라며 “QKD가 PQC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지만, QKD는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영토 면적이 넓어 PQC를 채택하는 게 이득이지만, 한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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