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사망률 10년새 3배로…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높아
국내에서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이 10년 만에 3배로 상승하고 그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상 조절이 어렵고 호흡 곤란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천식 환자의 경우 고용량 스테로이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부작용 우려가 있다. 삶의 질도 암 환자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중증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생물의약품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5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이사인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천식센터 교수가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치료 사각지대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천식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천식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2.5명으로 OECD 평균 1.3명 대비 두 배가량이다. 성인 천식 환자 입원율도 인구 10만명당 65명으로 OECD 평균 36.3명의 두 배다. 이 토론회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년 새 3배가 됐다. 인구 10만명당 천식 연관 사망률은 2003년 16.2명에서 2015년 28명으로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천식 기여 사망률은 같은 기간 4.8명에서 13.8명으로 증가했다. 천식 인구 10만명당 중증 천식 연관 사망률은 2003년 1917건에서 2015년 2650건으로 늘었다.
천식 중에서도 조절이 어렵고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천식은 전체의 5~10%다. 하지만 중증 천식 환자의 약제비용 부담은 비중증 천식 환자 대비 10배에 달한다. 김 교수는 "보건사회비용을 계산할 때 직접적 환자 치료비뿐 아니라 간접 생산성 손실 등 무형의 비용을 다 합해서 추산하는데 분석한 결과 한해 약 14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 중 약 4조원이 중증천식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중증 환자는 전체의 5~10%이나 실제 중증 천식 의료비는 전체 천식 의료 비용의 50~60%에 달한다는 연구 보고서도 있다"고 말했다.
중증 천식 환자의 삶의 질이 암 환자나 관절염 환자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 천식 생물의약품을 복용했을 경우 환자 삶의 질 개선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제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모든 생물학적제제의 효과가 좋은데 환자에 따라 잘 맞는 약물이 다르다"며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싼 생물학적제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발표자인 정재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도 천식 생물학적제제의 급여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2020년 세계중증 천식 레지스트리에 따르면 중증 천식 환자군에서 한국의 경구(먹는) 스테로이드제 지속 복용 비율이 92.9%로 20.4%인 미국보다 4.5배 높다"며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성 천식 환자는 비의존성 환자보다 사망위험이 2.56배 높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건보 급여가 적용된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는 오말리주맙 단 한 개이고 전세계적으로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추세지만 한국은 미비하다"며 "생물학적제제는 경구 스테로이드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치료제마다 효과를 보는 천식 유형이 달라 모든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급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생물학적제제가 급여화되기까지 궤양성대장염은 42개월, 류마티스 관절염은 25개월 걸렸는데 천식은 첫 급여권까지 13.3년이 걸릴 정도로 유독 천식만 지연됐다"며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중증 천식은 질병관리청에서 지정하는 희귀질환으로 등재가 안 돼서 다른 약제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조금 순서가 늦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도 "임상적 효과는 있었지만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는 측면에서 제약사들이 충분한 만족을 못 시키는 측면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천식의 치료 접근성 개선이 늦어지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4가지 생물학적제제의 급여 평가가 진행 중인데 그 중 1개 약제는 하반기 안 급여권으로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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