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쳐켐, 진단 넘어 치료제 성과 시동…'임상결과부터 기술이전까지'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이르면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서 美 1상 결과 발표
지난 4월 中 HTA와 기술수출 가계약 체결…본계약 성사 임박 기대감 ↑
퓨쳐켐이 진단 영역을 넘어 치료제 성과 확보에 시동을 건다. 퓨쳐켐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 주요 매출원인데 올해 하반기 같은 기술에 뿌리를 둔 전립선암 치료제의 주요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목표다.
퓨쳐켐은 오는 10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FC705'의 미국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국내 임상 1상에서 확인한 노바티스의 '플루빅토' 대비 우월한 데이터(적은 반감기 및 투여량)에 추가로 힘을 실을지가 관건이다.
플루빅토는 지난해 3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방사성의약품이다. 업계 선도품목으로 여겨지며, 노바티스 내부적으로 향후 20억달러(약 2조5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퓨쳐켐이 해당 임상을 통해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이미 시판 중인 진단제에 이어 치료제 경쟁력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지난 2001년 설립된 퓨쳐켐은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사업을 전문영역으로 하는 기업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과 치료 등을 목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한 화합물을 인체에 직접 투여하거나 인체로부터 채취한 혈액 등의 시료에 사용하는 물질을 통칭하는 용어다.
퓨쳐켐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2008년 세계 최초로 암진단용 시약(진단제) 'FDG'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의약품 상업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5%를 진단용 의약품으로 올렸다.
진단용 의약품을 주요 매출 기반으로 한 퓨쳐켐의 다음 목표는 치료제 개발이다. 지난 2020년 5월 FC705 국내 임상 1상을 시작해 지난해 말 아시아태평양 전립선학회(APPS)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단일 투여에 대한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1상에서 투여 후 전체 환자 25명 중 88%(22명)에서 종양 감소를, 56%(14명)에서 30% 이상의 종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국내에선 내년 하반기 투여 완료를 목표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1상 데이터를 정리하는 한편 FDA와 2a상을 위한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
퓨쳐켐 관계자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기존 진단제 위주였던 시장에서 치료제로 넘어가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며 "꾸준한 임상 등을 통해 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FC705의 해외 임상 결과는 향후 기술수출에도 힘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퓨쳐켐은 매출액 126억원,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FC705 미국 임상 1상에 투입된 비용 등 영향이다. 국내 바이오벤처 구조상 독자개발 완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만큼 경쟁력 있는 임상 성과를 확인한 뒤 글로벌 제약사로 해외 권리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다. 동시에 국내에선 독자적인 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진행 중인 계약도 있다. 퓨쳐켐은 지난 4월 중국 HTA와 텀싯(Term Sheet)을 체결했다. 텀싯은 상호 합의를 기반으로 본계약 합의문 작성 전에 세부조건을 협의하는 단계다. HTA는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하는 중국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앞서 퓨쳐켐의 전립선암 진단제 'FC303'을 기술이전 받아 현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퓨쳐켐은 10% 중반대 로열티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술수출 본계약의 경우 발표가 임박했으며 1년 이내 수령한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은 총 250억원 수준이다. 또 아시아와 유럽 등 타 지역에 대한 기술이전도 논의 중"이라며 "하반기 항암치료제 임상 시험 결과 발표 및 중국 기술수출 본계약 등 우수한 모멘텀을 다수 보유한 상황으로 바이오 장세가 도래한다면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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