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기각에 민주, '면죄부 아냐' 속 일각, 역풍 우려도
헌재, 이상민 이태원 참사 대응 미흡…"면죄부 아냐"
비명계 "무리한 정치적 결정…지도부 책임 져야"
[서울=뉴시스] 이승재 신재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기각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정부·대여 공세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이 이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면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다.
헌재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만장일치로 기각을 선고했다.
앞서 민주당은 의원들은 헌재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왔다. 탄핵이 인용되려면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보수 성향의 재판관이 과반을 넘는다는 이유에서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번 한동훈 장관이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보면 5 대 4로 가까스로 이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6 대 3이나 7 대 2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5 대 4로 나온 걸로 봐서는 이번 탄핵에서도 재판관의 정치적인 성향이 많이 영향을 미치겠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번 탄핵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이 기각을 결정했고, 이러한 주장은 궁색해졌다.
더욱이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은 다수당의 힘으로 통과시켰던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민주당(당시 169석)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었다.
당시 민주당은 표결 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를 당론으로 정하기까지 했다.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이 의총에서 신중론을 제기했고, 당론 채택이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이견 조정을 위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실제로 비이재명(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에서 다수파 뜻대로 의결한다고 해도 문제를 해결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또 친이재명(친명)계인 정성호 의원도 비슷한 시기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헌법재판소에 가서 그때까지 직무를 정지시킬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결론이 난다는 보장도 없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되면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민주당은 헌재가 이 장관의 이태원 참사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한 만큼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태원 참사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감사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부여군 수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행안부 장관이 탄핵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내용은 헌재 결정문에도 나와 있고, 국민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건 국가 제1의 책무이자, 행안부 장관은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직책”이라며 “지금이라도 희생자에게 사과·반성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국민 앞에서 하시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결정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법리적으로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는 무리한 정치적 결정이었고, 그에 대한 책임론도 가볍지 않다"며 "당 지도부가 결정한 것 아니겠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절차적으로 국민 동의를 얻어가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런 면에서 정치적으로 성급하게 결정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법리적 판단에 따라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것일 뿐 이태원 참사 책임에서 이 장관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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