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물리학계 지배한 ‘뉴턴역학’ 붕괴하나…물리천문학 교수, 결정적 증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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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년간 물리학계를 지배하던 뉴턴역학이 특정 조건에서 붕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채규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 과정에서 뉴턴역학에 의한 계산이 일치하지 않는 결과를 밝혀냈다고 25일 밝혔다.
분석 결과 거리(궤도)가 2000AU 이내일 때는 쌍성의 궤도운동이 뉴턴역학과 잘 일치했지만 2000AU 이상부터 뉴턴역학의 예측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5000AU 이상에서는 중력 가속도의 크기가 뉴턴 예측치의 1.4배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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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기 쌍성은 두 개의 별이 긴 거리를 두고 서로를 공전하는 항성계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를 나타내는 1천문단위(AU, 약 1억 5000만 km)보다 수백~수천배 이상 먼 거리를 두고 공전한다. 채 교수는 쌍성이 경험하는 가속도를 두 별 사이의 거리에 따라서 계산하고, 이를 뉴턴역학의 예측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거리(궤도)가 2000AU 이내일 때는 쌍성의 궤도운동이 뉴턴역학과 잘 일치했지만 2000AU 이상부터 뉴턴역학의 예측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5000AU 이상에서는 중력 가속도의 크기가 뉴턴 예측치의 1.4배로 높아졌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별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중력은 작아지며, 이때 중력 가속도의 크기는 100억분의 1m/제곱 초 이하다. 결국 ‘약한 중력’ 하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붕괴함을 의미한다.
이번 발견의 또다른 의미는 우주 전체의 25%를 차지한다고 추정되지만 실체 관찰되지는 않은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거나 예상보다 적게 존재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암흑물질은 나선은하의 운동 등 뉴턴역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우주의 물리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중심부에 빛이 몰려있고 바깥으로 갈수록 빛이 옅어지는 나선은하는 관측된 물질로만 구성돼있다면 뉴턴역학의 중력법칙에 따라 질량이 적은 바깥으로 갈수록 회전속도가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는 중심부와 바깥의 회전속도가 같다. 이 때문에 관측할 수 없지만 이론상으로 존재하는 암흑물질의 중력이 작용한다고 추정돼 왔다. 뉴턴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상으로 특정 물질이 존재한다고 상정한 것이다.
이에 일부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수정뉴턴역학’이라는 기존과는 다른 역학이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정뉴턴역학은 가속도가 0에 가까운 작은 중력에서는 뉴턴역학이 위배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정뉴턴역학 패러다임에 기초한 수정중력 이론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발견이 수정뉴턴역학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유럽항공우주국(ESA)의 가이아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2만 6500개의 장주기 쌍성 데이터를 활용했다. 쌍성에 대해 현존하는 가장 대규모, 고정밀 데이터다.
채 교수는 이 발견이 다른 데이터 등을 통해서 검증된다면 천체물리와 기초물리학, 우주론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 교수는 “이번 발견은 중력이 극도로 약해지는 영역에서는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이 맞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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