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지중해 집어삼킨 산불…알제리 최소 37명 사망
그리스 총리 “우리는 전쟁 중”
폭염과 불길이 지중해를 덮쳤다. 알제리 전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그리스에서는 산불이 추가로 67건 발생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알제리 내무부는 16개 주에서 97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군인 10명을 포함해 최소 34명이 숨졌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동부 베자이아, 부이라, 지젤 지방에서 약 1500명이 대피했다. 이 지역에서는 산악지대에서 강풍이 불어 불길이 주거지를 집어삼키면서 피해가 커졌다. 알제리인들의 소셜미디어(SNS)에는 황폐해진 숲과 들판의 풍경과 함께 불에 탄 도시의 주택과 상점, 자동차 등의 사진도 올라왔다.
알제리 정부는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 도시화와 에너지 사용 증가 등이 맞물려 대규모 산불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 북부는 최근 기온이 48도를 기록하는 기록적 폭염을 겪고 있다. 알제리 국영 에너지기업 소넬가즈는 “역사적 전력 소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인 TSA는 “이달 초 에어컨 사용량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지중해와 인전합 알제리 북동부에서는 2021년에는 90명, 2022년에는 37명 이상 화재로 사망했다.
튀니지에서도 북서부 지역에 산불이 발생해 2500명이 대피했다. 튀니지의 해안도시 타바카 인근에서는 470ha의 숲이 불에 탔다. 튀니지 국립기상연구소는 일부 지역의 기온이 50도에 달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지역의 기온은 평년보다 최대 7도 더 높다. 튀니지 국영 에너지기업 STEG는 전력망 유지를 위해 순환정전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산불 60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24일 기준 전국 82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불길의 총 길이는 20km에 이른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라며 “적어도 사흘 동안 더 어려운 상태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주민과 관광객 1만9000명이 대피했던 그리스 로도스 섬에서도 화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이날 기준 섬 면적의 3분의 1 가량인 4만ha가 불탔다. 섬내 소방관이 부족해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의 또 다른 섬인 코르푸에서도 주민과 관광객 2500명이 대피했다. 에비아 섬에서는 불길이 농장을 덮쳐 가축들이 타고 농장주는 실종됐다.
주민들이 절망과 막막함을 토로했다. 로도스섬 남부 린도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에디사(19)는 “모든 것이 타버렸다. 이번 일을 겪은 관광객들도 다시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했다고 BBC가 전했다. 로도스 섬 호텔 매니저 키리아코스 사리카스는 이번 화재를 두고 “성경에 나오는 재앙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관광업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며 일자리 5개 중 1개를 창출한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7251612001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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