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내 자식 같아 마음 아파요"… 신림역 골목엔 침묵 만이

"어제도 한참 서 있다 갔어요."
"자식 같은 청년이…"
25일 오전 9시. 출근을 서두르던 시민들은 한 공간에서 잠시 발길을 멈췄다. 일부러 시간을 내 이 공간을 찾은 시민도 있었다. 바로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20대 청년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 조모씨는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다. 한마디로 '묻지마 살인'이었다.
피해자가 목숨을 잃은 자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하얀 꽃다발이 산처럼 쌓이고 메모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피해자는 하루하루 열심히 삶을 꾸려나가던 20대 청춘이었다. 피해자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피의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일 때문에 외국에 계신 아버지를 대신해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고인은 과외와 알바를 통해 생활비를 벌며 동생을 챙겼다"며 "신림에 간 이유도 생활비를 덜기 위해 저렴한 원룸을 알아보러 부동산(중개소)에 가려던 것"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건 발생 나흘째인 25일 출근 시간대에 추모 공간을 방문한 시민들은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청춘을 위로했다. 이들은 두 손을 모아 묵념을 하거나 조화를 내려놓기도 했다. 조화 옆 성금함에 돈을 집어넣는 시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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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추모 공간에 직접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유리창에 노란색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고 벽에 있는 하얀 종이에 펜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포스트잇의 개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어제도 추모 공간을 방문해 한참 서 있다 갔다는 A씨(여·60대)는 "일부러 가던 길을 돌아서 다시 추모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며 슬퍼했다. A씨는 "어디든 위험지역인 것 같다"며 "아이 키우기 무섭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신림역 근처 포차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D씨(여·50대)는 신림동 자체가 무섭고 흉흉한 느낌이라며 "당시 일할 때도 근처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었다"고 치안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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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을 지나던 F씨(여·50대) 역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나라 법 제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식 같은 청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들은 글을 통해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이 남긴 메시지에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 '솜방망이 처벌 말고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 '가해자의 정체를 공개해야 합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G씨는 오전보다 오후에 더 많은 사람이 추모 공간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에는 피해자의 친구들이 방문해 눈물을 흘리며 추모하고 갔다고 전했다.
추모 공간은 오는 27일 목요일까지 운영된다. G씨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공간이 정리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악취와 해충, 유기동물의 공간 훼손 등을 이유로 음식물 반입을 금지했다. 준비해온 술과 음식 등은 추모 후 회수해 가야 한다.
정유진 기자 jyjj1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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