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의 무서운 기세, 여자기사 최초 종합 신예기전 우승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명성이 자자한 김은지 5단(16)이 여자바둑의 최강자 최정 9단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수립했다.
김은지는 25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기 조아제약배 루키바둑 영웅전 결승에서 권효진 6단(19)을 상대로 20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출범한 루키바둑 영웅전은 2004년 이후 출생한 프로기사 46명과 아마추어 선발전을 통과한 8명 등 총 54명이 예선을 치러 본선 진출자 6명을 가렸다. 김은지는 8강에서 아마기사인 김태겸을, 4강에서 박지현 4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상대한 권효진은 24일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강자다. 이번 시즌 정관장천녹 소속으로 6승(6패)을 거두며 변상일 9단, 홍성지 9단과 함께 정관장천녹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대국은 초반부터 권효진의 실수를 제대로 응징한 김은지가 기선을 제압하며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이후 종반 전투에서 좌변과 좌하귀의 백 대마를 잡아내는데 성공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은지는 여자기사로는 처음으로 남녀기사가 모두 출전하는 종합 신예기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종합 신예기전 우승은 여자바둑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최정도 달성하지 못했다.
2020년 1월 입단할 때부터 한국 여자바둑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김은지는 3년 여 만에 최정에 이어 여자랭킹 2위에 오르는 등 기세를 떨치고 있다. 현재 일본바둑이 자랑하는 ‘천재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3단(14)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김은지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여자바둑 대표팀에도 뽑혀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은지는 이날 승리로 한국기원 승단 규정에 따라 6단으로 승단한다.
김은지는 대국 후 “예선부터 고비가 많았는데 결승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꽤 좋은 내용으로 우승하게 돼 더 기쁘다”며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고,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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