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 22년차 女교사 ‘충격’ 폭로 “만삭 때 배를 발로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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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소재의 서이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던 20대 여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초등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들의 이야기가 터져 나오면서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22년차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24일 방송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몇 년 새 교사 커뮤니티에서 교직 생활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부쩍 늘어났다"고 힘겹게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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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서 이렇게 사는 게 맞나’라는 자괴감에 시달리는 교사들 많아”
“아이가 뾰족한 가위로 친구를 위협해서 놀란 선생님이 소리 지르며 그만하라고 막았더니…”
“‘소리 지른 것에 애가 놀라서 밤에 경기를 일으킨다’며 교사를 정서 학대로 신고한 경우도”
서울 서초구 소재의 서이초등학교에 재직 중이던 20대 여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초등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들의 이야기가 터져 나오면서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현장에서 겪은 22년차 교사의 또 다른 '폭로'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22년차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24일 방송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몇 년 새 교사 커뮤니티에서 교직 생활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부쩍 늘어났다"고 힘겹게 운을 뗐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A씨는 "교실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수업을 방해하고 친구들과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아이들을 제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글들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교육현장에서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그는 '악성 민원'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면서 "교사로서 이렇게 사는 것이 맞나"라는 자괴감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많다고 폭로했다.
A씨는 구체적인 악성 민원 사례에 대해 "아이가 뾰족한 가위로 친구를 위협해서 놀란 선생님이 소리 지르며 그만하라고 막았더니 보호자가 '소리 지른 것에 애가 놀라서 밤에 경기를 일으킨다'며 교사를 정서 학대로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제지했더니 다른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애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망신을 줬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했다"며 "그래서 밖으로 불러내 따로 이야기하면 '왜 수업을 못 받게 학습권을 침해하느냐'고 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A씨는 "제가 임신해서 만삭일 때 배를 발로 차고, 침 뱉는 아이들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면서 "당시 아이가 특수학급 아이였고, 학부모도 예민한 분이었다. '선생님이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해서 사과를 못 받고 그냥 덮었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어 "교사들은 악성 민원에 맨몸으로 노출돼 있다. 학교 측에서도 교사에게 사과시키고 일을 덮으려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며 "교사들은 '네가 애들에게 그래서는 되겠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존감이 무너지고 자괴감을 느낀다. 그동안 폭력을 각자 견뎌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제지했을 때 정서 학대 등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교사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생활지도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모든 교사가 대부분 이런 일을 경험하거나 동료 교사들의 일로 보고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A씨는 "제대로 된 훈육은 체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본인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과정을 스스로 경험해 보는 게 진정한 교육"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실질적으로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는 교육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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