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3.5% 감소…환경부 ‘탈원전 폐지 덕’ 아전인수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5450만톤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환경부가 “원전을 활용하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 덕분인 듯 이유를 설명하자, 환경단체 쪽에선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환경부는 25일 “2022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이 전년보다 3.5% 감소한 6억5450만톤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잠정 배출량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로 확정되기 전 배출량이다. 2022년 확정 배출량은 내년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정점을 찍었던 2018년 배출량(7억2700만톤)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0년 6억5662만톤까지 줄어들었다가 2021년 6억7960만톤(잠정치)으로 3.5% 증가한 바 있다. 2021년 배출량이 크게 반등한 건,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가 2021년 빠르게 회복된 결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부문 별로 살펴보면 △산업 부문에서 전년 대비 가장 많은 1630만톤이 줄었고 △전환 부문 970만톤 △수송 부문 80만톤 △폐기물 부문 10만톤 감소했다. 반면 건물 부문과 농축수산부문에서는 각각 140만톤과 30만톤 늘었다.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까닭은 세계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철강·석유화학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4580만톤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철강 부문에서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유연탄 소비량이 3410만톤에서 3110만톤으로 크게 감소하며, 전년 대비 배출량이 8.9%(1억200만톤→9300만톤)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환 부문의 경우, 발전량이 전년 대비 3%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4.3% 감소(2억1390만톤)한 것으로 추정됐다. 온실가스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각각 11.4%와 23.4% 증가했지만, 석탄과 액화천연가스 발전량은 2.4%와 2.9%씩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수송 부문에서는 휘발유 소비량이 4.2% 증가했으나 경유 소비량이 3.6% 줄어든 것과 무공해차 보급이 67.2% 늘어난 데 힘입어 배출량이 전년보다 0.8% 감소한 9780만톤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건물 부문에서는 서비스업 생산활동 증가와 겨울철 평균기온 하락에 따른 도시가스 소비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3.0%, 농축수산 부문에서도 한·육우 사육두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정은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온실가스 감축에 원전을 활용하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와 산업부문 배출 감소, 무공해차 보급 확대 등에 따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대비 2.6%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배출량 감소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원전 발전량이 증가한 것은 안전 문제로 멈춰 섰던 한빛 3·5호기의 발전량이 늘고 신한울 1호기가 새로 가동된 데 따른 것으로 현 정부 정책과 무관하고, 산업 부문 배출량 감소도 (정부) 정책의 결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부가 (탈원전 정책 폐지 덕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처럼)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환경부가 이날 발표한 2022년 잠정 배출량(6억5450만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40% 줄이기로 한 ‘제 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의 감축 경로에 부합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3년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총량은 6억6740만톤(산림 등을 통한 온실가스 흡수량 3350만톤을 고려한 순배출량은 6억3390만톤)이다.
하지만 정부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 동안 줄여야 할 순배출량(1억9730만톤)의 75.2%인 1억4840만톤을 마지막 3년(2028~2030년)에 몰아 감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 기후환경단체들로부터 “후임 정부에 감축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장 전문위원은 “감축경로 후반부에 크게 줄이겠다는 것도 해외 감축이나 (아직 기술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을 통해서 하겠다는 것이어서 희망이 없는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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