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사랑하지만 죽을 준비까진…” 17살 우크라 청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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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지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을 준비는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17살 우크라이나 청년 루슬란은 고민 끝에 우크라이나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 는 23일(현지시각) "전쟁이나 계엄령이 곧 끝날 걸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인이 된 남성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다"라며 루슬란과 같은 17살 우크라이나 청년이 겪고 있는 고민에 대해 전했다. 키이우>
또 다른 17살 청년 다니엘은 고민 끝에 조국에 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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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지만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을 준비는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17살 우크라이나 청년 루슬란은 고민 끝에 우크라이나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1년 뒤면 징집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1년 반 가까이 계속되는 중이다. 전쟁 시작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18살∼60살 사이 우크라이나 남성은 원칙적으로 출국을 금지했다. 쫓기듯 고향을 떠난 루슬란은 “돈을 충분히 벌게 되는 대로 우리 군을 지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는 23일(현지시각) “전쟁이나 계엄령이 곧 끝날 걸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인이 된 남성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다”라며 루슬란과 같은 17살 우크라이나 청년이 겪고 있는 고민에 대해 전했다. 이들 청년이 모두 “인생이 걸린 딜레마”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미 병력 대부분을 지원자들로 채운 상태로 알려졌다. 18살이 됐다고 무조건 바로 징집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이 기약 없이 계속되고 있어 청년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17살 청년 다니엘은 고민 끝에 조국에 남기로 했다. 그는 “나라를 떠날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라면서도 “무엇이 나에게 최선일지를 생각해봤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1년 동안 노력해 온 축구 경력을 우크라이나에서 쌓는 것이다. 그래서 남기로 했다”라고 했다.
자신이 징집되기 전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낙관적 기대’ 속에 조국에 남은 이들도 있다. 역시 내년이면 18살이 되는 드미트로는 징집 통지서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 “종종 신경이 쓰인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군이 대학을 안 다니는 20∼21살 남성에게 통지서를 주는 것 같다”라며 “부디 (내 차례가 오기 전) 수년 안에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가족을 떠나서 아무도, 아무것도 기다리고 있지 않은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쟁을 피해 다른 나라로 떠나더라도 녹록지 않은 삶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레오니드는 제3의 선택지를 찾았다. 나라를 떠나지 않고도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선원이 될 수 있는 해양대학에 등록했다. 선원은 계엄령으로 인한 출국 제한이 면제되는 몇 안 되는 직종이다. 장기간 바다에 나가거나 해외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레오니드는 “선원이라는 직업은 낭만적일 뿐 아니라 (계엄령이 발동된 가운데서도) 여행을 갈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이 일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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