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밀수 마약 329㎏…하루 평균 2kg 밀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중량 39%↑
여행자 대면 밀수 2배 넘게 증가
필로폰·대마·케타민 순으로 적발

단속에 적발된 필로폰. 관세청 제공

올들어 상반기에만 총 325건, 329kg 상당의 마약류 밀수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류 밀수 단속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국경 반입단계에서 329㎏ 상당의 마약 밀수가 적발됐다. 1년 전 보다 적발 건수는 줄었지만 중량은 39% 가량 증가해 마약 밀수 규모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g 단위(1kg 이상)’ 대형 밀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적발 1건당 마약 중량은 1.01㎏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 중량(0.81㎏)을 넘어섰다.

관세청은 “국내 마약 가격이 해외에 비해 훨씬 높게 형성돼 밀수 요인이 높고, 마약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대규모 밀수 시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한국의 필로폰 1g당 거래가격은 평균 450달러로 미국(44달러), 태국(13달러)보다 높다.

‘건당 적발 중량’ 계산 시 ‘21년 초대형 밀수사건 2건(필로폰 402.8kg, 코카인 400.4kg)은 특이치로 제외. 관세청 제공

밀수 경로별로 보면 국제우편(165kg·149건), 특송화물(86kg·92건), 여행자(66kg·81건), 일반화물(12kg·3건)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대면 밀수가 지난해 상반기 40건에서 81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관세청은 “코로나를 계기로 국제우편 등 비대면 방식으로 집중됐던 마약 밀수 경로가 여행자 대면 밀수 방식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의 밀수형태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단속에서 적발된 마약 종류는 필로폰(140kg·69건)이 가장 많았고, 대마(83kg·103건), 케타민(24kg·30건), 합성 대마(21kg·37건), MDMA(12kg·45건) 등의 순이었다.

이불 내부에 숨긴 필로폰. 관세청 제공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뿐 아니라 ‘클럽용 마약’이라 불리는 MDMA·케타민이 큰 폭으로 늘었고, 야바(YABA) 등 외국인 노동자의 수요가 많은 마약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80kg·105건), 태국(80kg·40건), 라오스(39kg·11건), 베트남(32kg·54건), 중국(19kg·17건) 등에서 마약류 밀수가 많았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하루 평균 2건, 2kg에 가까운 마약밀수 시도가 적발되고 있어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발표한 ‘마약밀수 단속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관세 행정의 최우선 순위를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