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양산 물금고의 기적은 안 끝났다, 경기상고 꺾고 결승 진출

김영준 기자 2023. 7. 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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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경남 양산 물금고 선수들이 서울 경기상고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뛰쳐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돌풍의 주인공 경남 양산 물금고의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 물금고는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4강전에서 경기상업고를 13대5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마산고를 상대로 10점 차 열세를 뒤집는 역전극을 쓰고 8강에서 2021년 청룡기 우승팀 충암고를 이기며 창단 첫 전국대회 4강에 오른 데 이어, 결승 진출 기적까지 썼다.

물금고는 2-3으로 뒤지던 7회초 대거 7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1사 1·2루에서 상대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고동재·이승주의 적시타와 이재환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6-3로 달아났다. 이후 2사 만루에서 주장 공민서가 2타점 적시타와 상대 폭투로 9-3을 만들었다. 물금고는 8회초에도 공민서의 적시타와 상대 투수 폭투 등으로 3점을 더 뽑았고, 9회초에도 1점을 더했다. 경기상고가 8회말 추세현의 적시타와 이동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강승영 감독은 “큰 경기라 그런지 선수들이 주루 실수를 많이 하면서 경기가 잘 안 풀려서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서 7회 빅이닝을 만들어서 이겼다”고 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를 정도로 기쁘다. 양산에서 다들 관심을 주고 계셔서 결승까지 갔다”고 말했다.

물금고 1학년 투수 조동휘가 25일 경기상업고와 벌인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역투하고 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1학년 투수 조동휘의 역투가 빛났다. 그는 1-1로 맞서던 1회초 2사에 마운드에 올라 8회 2사까지 7이닝을 혼자서 책임졌다. 안타 5개와 4사구 3개를 내주며 4실점(2자책) 했지만,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특히 조동휘가 고교 야구 한 경기 최대 투구 수인 105개를 꽉 채워 던진 덕분에 휴식을 취한 물금고 다른 투수들이 27일 결승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는 10점차 대역전극을 썼던 16강 마산고전에도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 주역이었다.

조동휘는 키 170cm, 몸무게 67kg으로 작은 체격이다. 직구 구속도 최대 120km대 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탁월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고교야구선수권에서 ‘이닝 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물금고 주장 3학년 공민서는 “동휘가 결승 진출 일등 공신이다. 오늘 잘 던지라고 어제 치킨 사줬는데 오늘 더 맛있는 것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경남 김해 지역 클럽팀에서 야구를 하던 조동휘를 물금고로 직접 스카우트해 데려온 강승영 감독은 “동휘는 공은 안 빠르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1학년인데도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도 된다”며 “동휘를 비밀 병기처럼 숨겨놨는데 마산고전에 이어 오늘도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조동휘는 “긴장하지 말고 1학년답게 배짱있는 투구를 보이고 싶었다”며 “우리 팀 타자들 타격감이 좋아서 내가 몇 점 줘도 따라잡을 거라 믿고 맞춰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했다. 그는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7회에 타자들이 역전을 시켜주니까 오히려 힘이 더 나서 신나게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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