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북중 “우린 스마트폰 없어요, 야구 잘하고 싶거든요”[인제군 초청 우수 중학교 서머리그]
호기심 많은 중학생들이 모두 2G폰을 쓰고 있다. 경기할 때, 대회 때에는 휴대전화를 아예 집에다 놓고 온다. 수원북중 야구부원 전원은 야구에 집중하기 위해 요즘 아이들이 자기 목숨처럼 여기는 스마트폰을 버렸다.
수원북중 야구부는 25일 강원 인제에서 시작된 제1회 하늘내린 인제 우수중학교 야구팀 초청 서머리그에 참가했다. 안경을 쓴 선수는 거의 없다. 훈련하는 자세, 경기에 임하는 태도, 공에 대한 집중력 모두 대단했다. 프로야구 SK 투수 출신으로 2010년 사령탑으로 부임한 윤영보 감독(41)은 “중학교는 선수로서 허리를 다지는 시기”라며 “기술뿐만 아니라 기본기, 자세, 집중력, 공동체 의식을 잘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북중은 1982년 창단됐다. 이지강(LG), 김진욱(롯데) 모교다. 현재 중학교 야구부 중 전국 정상급이다. 수원북중은 윤 감독 부임 후 전국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했다. 윤 감독은 “인성·기본기 중심 교육, 단단한 규율, 집중력 높은 훈련 분위기가 우리 팀 특징”이라며 “야구는 겸손의 스포츠다.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북중은 모든 게 일사불란하다. 훈련, 응원뿐만 아니라 식사, 청소 등도 그렇다. 윤 감독은 “정규수업을 모두 마치면 오후 3~4시가 된다”며 “그때부터 집중력 높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학교 운동장에 조명시설이 돼 있어 훈련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며 “야간 훈련도 너무 늦게까지 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 항의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요즘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산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심지어 친구들끼리 만나도 그렇다. 윤 감독은 “시력 보호, 충분한 수면, 야구에 집중하는 분위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고 예방 등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2G폰을 쓰고 있다”며 “선수들도 처음에는 불편해했지만 지금은 야구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기꺼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어린 딸이 집에서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속이 상하다”며 “스마트폰 불허 규율을 우리 야구부원들이 따르고 있어 고맙다”고 덧붙였다.
수원북중은 올해 경기도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전국대회에서는 2016년, 2017년, 2018년 총 네 차례 정상에 섰다. 지난해 전국대회 최고 성적은 두 차례 4강이다. 윤 감독은 “잘하는 선수들만 집중적으로 기용했다면 우승할 수도 있었다”며 “고른 출전 기회 부여 등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4강까지 올랐으니 내심 만족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수원북중 출신 선수들이 인성, 기본기, 기술이 좋고 운동과 생활을 모두 잘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감독으로서 더 바랄 게 없다”며 웃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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