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선풍기가 전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건강권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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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극단적 더위 속에서 일하며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쿠팡 측은 에어컨 설치 휴식시간 보장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쿠팡은 지난해 냉방장치 설치를 포함한 '물류센터 냉방효과 개선 대책'을 내놓았으나 일부 작업장을 제외하면 개선이 거의 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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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에어컨도 없고 휴식시간도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 지회장)
“폭염으로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는 시간은 매우 짧은데, 대책 마련과 제도 개선에 오래 걸린다. 내년에도 유사한 제도 개선안을 논의해야 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오민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25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극단적 더위 속에서 일하며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쿠팡 측은 에어컨 설치 휴식시간 보장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 산하 쿠팡물류센터노조에 따르면 고양ㆍ대구ㆍ동탄ㆍ인천센터 등 6곳을 조사한 결과 대구1, 2, 6센터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으로 나타났다. 고양센터에는 열을 발산하는 장치가 있는 포장라인에만 에어컨을 설치했고, 인천4센터에서는 전산진열(IB) 공정에 에어컨을 두었으나 전력문제로 거의 가동하지 않았다. 쿠팡 물류센터는 전국 30여 개 지역 170여 곳에 걸쳐 있어 전체 센터로 조사를 확대하면 상당수가 냉방장치 부족을 겪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지난해 냉방장치 설치를 포함한 '물류센터 냉방효과 개선 대책'을 내놓았으나 일부 작업장을 제외하면 개선이 거의 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민병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은 “일부 물류센터에서는 선풍기가 냉방장치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했다.
폭염 속에서 쉴 시간도 충분치 않았다. 고양센터는 아예 근로자에 유급 휴식 시간을 주지 않았다. 대구1, 2, 6센터는 하루 최대 20분 휴식시간을 제공한 후, 체감온도가 높으면 15분을 더 쉴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하루 20분, 체감온도 높을 시 5분 추가(동탄 센터) △별도 휴게시간 없음, 체감온도 높을 시 15분(인천4센터) △휴게시간 20분, 체감온도 높을 시 5분(서울 장지센터) 등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 규칙은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주의보 발령 등 극단적 더위가 발생할 경우 ‘시간당 10분 휴식’을 제공하라고 규정했다. 다만 권고 수준에 그쳐 강제성은 없다. 운동장 수십 개를 합친 크기의 물류센터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도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쿠팡 측의 입장이다. 정성용 지회장은 “냉방기 설치가 어려우면 열을 식힐 수 있도록 휴식 시간만이라도 보장해 달라”고 했다. 오민애 변호사는 “매해 폭염이 반복되고 더 심해지고 있다”며 “극단적인 더위에 노출될 경우 노동자가 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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