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해체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대안 있나?”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7. 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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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안광찬 한국-유엔사 친선협회장 인터뷰
“유엔사, 안보의 핵심적 안전판 중 하나”
유엔군 희생 없었다면 현재 번영 없어”
안광찬 한국-유엔사 친선협회장.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은 한국군·미군 책임자가 아닌 ‘유엔군 총사령관’이 서명한 문서다. 이에 기반해 지난 70년 간 남북 간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유엔군사령부다.

유엔사는 6·25전쟁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84호에 의해 창설됐다. 유엔 깃발 아래 모인 16개국은 낯선 나라의 낯선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피 흘려 싸웠다. 그리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는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했다.

25일 안광찬 한국-유엔사 친선협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주변 4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유엔사는 우리 안보의 핵심적 안전판 중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국가 이익과 안보상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장을 역임한 예비역 육군 소장이다.

“70년 간 전쟁이 없었던 것은 유엔사·한미동맹 덕분”
그는 인터뷰에서 “6·25전쟁 당시 연인원 195만 7000여 명의 유엔군이 참전해 전사자 4만 6609명을 포함해 총 15만여 명이 희생됐다”면서 “이러한 유엔군 장병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회장은 유엔사가 6·25전쟁의 수행자이자, 정전협정 서명의 당사자로서 한반도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5000여 년 간 동북아에서 900여 회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 평균 5년 반마다 전쟁이 터졌던 셈”라며 “정전협정 체결 이후 한반도에서 70년 간 전쟁이 없었던 것은 유엔군 주둔과 한미동맹 덕분”이라고 역설했다.

안 회장은 한국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통일을 위해서는 유엔사를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엔사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일갈했다. 또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현재 안보상황에서) 대안이 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사가 해체된다면 정전관리를 위한 북한과의 군사적 대화 통로가 상실될 뿐만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사례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협의처리 수단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사 해체땐 日후방기지 유지 불가능”
특히 유엔사와 일본 간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의한 일본 내 7개 유엔사 후방기지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유사시 전쟁수행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엔사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일본에 유지하고 있는 막대한 군사력을 즉시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안 회장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마중물 차원에서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종전선언 역시 성급한 발상이라는 견해를 펼쳤다.

그는 북한이 아직도 적화통일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음을 지적하며 “만일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북한의 유엔사 해체 주장도 더욱 거세지고 국민들의 혼란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뤄지고 있는 유엔사의 ‘재활성화’ 논의에 대해 한국사회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전시작전권 전환이 이뤄지고 한국군 대장이 미래연합사령관직을 수행하게 된다면 이로 인해 유엔사의 업무가 제한되는 것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유엔사 회원국이 일부 확대된 것에 대해서도 “유엔사가 작전통제권을 다시 가지려고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며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정전관리와 전력제공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규모의 참모부 편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과 유엔사 간 우호친선을 위한 민간단체인 ‘한국-유엔사 친선협회’ 창립을 주도하며 가교 역할을 맡았다. 그는 “협회는 6·25전쟁때 백척간두에 섰던 한국을 구한 주역이자, 현재에도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유엔사의 역할과 필요성,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면서 협회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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