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완패! 3S 모두 완전히 밀린 벨호[심재희의 골라인]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경기 초반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주도권을 쥐는 듯했다. 하지만 공격 짜임새와 완성도가 떨어져 헛심을 썼다.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지역까지 좀처럼 도달하지 못했고, 슈팅 이전의 패스 정확도도 많이 떨어져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없었다. 오히려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들이 나오면서 연속 실점했다. 추격전을 벌였으나 '3S'에서 모두 밀리며 완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이 25일(이하 한국 시각)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H조) 1차전에서 0-2로 졌다. '3S'에서 뒤지며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스피드(speed), 시스템(system), 스태미나(stamina) 모두 열세를 보이며 힘없이 패배를 기록했다.
우선, 기본적인 속도 조절과 개인기에서 밀렸다. 경기 초반 속도를 높여 높은 쪽까지 압박을 가한 것은 좋았지만 효과적인 공격이 나오지 않았다.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점유율이 낮았고, 공격수들이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들을 제압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많이 뛰면서 압박을 가했으나 공 소유 시간이 적었고, 패스 정확도도 떨어져 힘이 빠졌다.
전체적인 시스템과 전형 싸움에서도 뒤졌다. 3-5-2와 5-3-2, 그리고 3-4-3을 오가는 탄력적인 전형을 추구했으나 4-2-3-1 전형을 기본으로 맞선 콜롬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중원 싸움에서 밀려 어려운 길을 걸었고, 수비에서는 상대 개인 돌파와 세트 오펜스에 크게 흔들렸다. 초반 공격적인 모습을 띠며 미드필드진이 앞 쪽으로 많이 전진해 중원과 수비 사이의 빈 공간이 많이 생기는 약점도 노출했다.
핸드볼 파울에 이은 페널티킥 실점과 골키퍼 실책성 플레이로 골을 내준 뒤 추격 의지가 많이 꺾였다. 그래도 전반전에 뒤졌기에 만회할 시간은 충분했다. 전열을 가다듬고 차근차근 따라가야 했으나 급하기만 했다. 체력 배분 실패가 크게 작용했다. 경기 초반 적극적인 압박으로 체력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졌다. 추격전을 벌였지만 체력이 고갈돼 공격 세밀함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선수 교체 타이밍 지연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콜롬비아가 두 골 차 리드를 지키며 개인기를 바탕으로 스토링 플레이를 펼쳤으나 빠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고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답답한 흐름을 끊기 위해 빠른 선수 교체가 필요했지만 늦었다. 후반전 중반 박은선과 강채림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으나 경기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후반전 중반 이후에 콜롬비아의 페이스 조절에 팀 전체가 갇혔다.
완패다. 조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 콜롬비아를 꺾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 승리를 노렸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한계를 실감했다.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갖춘 콜롬비아를 잡기 위해 협력 플레이와 빠른 측면 돌파 등이 필요했으나 준비한 부분을 경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오히려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실점해 힘이 빠졌다. 맞춤형 전술과 허를 찌르는 전략 등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콜롬비아가 강하긴 했다. 그러나 넘지 못할 정도로 짜임새가 좋은 팀은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팀 평가의 기본이 되는 3S에서 뒤져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여자월드컵 사상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삼은 벨호가 콜롬비아전 패배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지소연(위 10번), 김혜리(중간 20번), 한국 선수들, 콜롬비아전 선발 전형(아래). 그래픽=심재희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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