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성장률 0.6%···수출보다 수입 더 줄고 민간소비는 후퇴
한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수출은 감소했지만, 수입감소가 더 커서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한 것이 컸다. ‘불황형 성장’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뜻이다. 수출감소가 여전하고 지난 1분기 수출 부진을 상쇄했던 민간소비도 반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경기의 ‘상저하고’ 기대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GDP 성장률은 202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다가 수출이 급감한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3%)로 돌아섰다. 이어 지난 1분기 민간소비가 증가한 덕분에 플러스 전환(0.3%)했고, 2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 -0.5% 성장에서 올해 1분기 0.6% 성장으로 돌아섰으나 2분기(-0.1%)엔 다시 후퇴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방역 조치가 해제된 후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서비스 소비 등이 증가했던 기저효과가 있고, 지난 5월 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 연휴 기간에 기상 여건이 악화해 대면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줄어 1.9% 감소했다. 1997년 1분기(-2.3%) 이후 약 26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신 국장은 “2분기 코로나19 환자,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급여가 감소했고 방역 관련한 지출도 줄었다”며 “이런 지출 변동은 3, 4분기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3% 감소했고,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가 늘었으나 운송장비가 줄어 0.2% 줄었다.
이처럼 내수가 뒷걸음질쳤는데도 GDP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2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석유제품·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1.8% 축소됐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 감소했다.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이 더 줄어서 지표상 성장하게 된 ‘불황형 성장’의 모습이다.
신 국장은 “수입은 1분기에 많이 수입한 원유, 천연가스에 대한 재고 조정이 일어난 영향으로 감소했고,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늘면서 감소 폭이 줄었다”며 “불황이라기보다는 부진에서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5% 성장했고,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8% 증가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 등 위주로 0.2% 늘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6.0%, 3.4%씩 감소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증감 없이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질 GDP가 증가했지만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2분기 0.6% 성장으로 올해 상반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5월 전망치(0.8%)를 웃도는 0.9%로 집계됐다. 한은이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1.4%다.
신 국장은 “산술평균으로 연간 성장률이 1.4%가 되려면 하반기 성장률이 1.7%여야 하는데, 하반기 성장률이 이렇게 나온다면 상저하고 흐름이 된다”며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하려면 3, 4분기 연속 0.7%씩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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