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파업…"백혈병 아이 아프면 철렁" 남은 의사들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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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의 파업이 13일차에 접어들면서 환자는 물론 구성원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파업의 주요 쟁점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병원 노조와 운영진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지역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상급 기관인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중재안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산대병원의 장기 파업이 보건의료노조와 정부의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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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의 파업이 13일차에 접어들면서 환자는 물론 구성원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파업의 주요 쟁점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병원 노조와 운영진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지역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상급 기관인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중재안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지부(부산·양산)는 이날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조합원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대병원 불법 의료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병원을 떠나 장외 선전전에 돌입하며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이다. 노조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근무조건과 환자 피해 사례, 비정규직에 대한 반인권적 처우와 차별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증언대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면서 "교섭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31일 전국 200개 지부 간부가 참여하는 집중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 경고했다.
부산대병원지부는 노조 총파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 확충, 불법 진료 중단, 임금 개선 등을 요구하며 현장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병원 측은 인력 부족에 대비해 총파업 전날부터 입원 병실을 비우고 외래 진료를 제한하는 등 대응하는 상황이다. 양측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교수협의회의 중재로 공개 토론회까지 열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입원·수술·외래 등 진료 시스템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하루 수술은 응급과 중증 환자 위주로 30~40건만 이뤄지는 상황이다. 입원해도 돌봐줄 간호사가 없어 총 1320병상 중 250병상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수술 등 2차 치료가 어렵다 보니 응급 환자 수용이 제한돼 인근의 동아대·해운대백병원 응급실은 환자 수가 20%가량 증가했다.
병원에 남아 환자를 보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내부 게시판을 통해 "양산부산대병원의 어린이병원이 없다면 지역의 환자는 모두 서울로 가야 한다"며 "심장 수술한 아이, 백혈병에 걸린 아이는 물론 이제 곧 감기가 낫지 않아도, 고열의 원인이 뭔지 모르는 아이도 부모와 함께 서울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아이가 아프면 업무하면서 신경이 쓰이고 일하다가도 가슴이 철렁하지 않나. (지금) 의료진과 병원을 믿고 있던 아이들이 불안하고 무서워한다"며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은 차가운 지성과 논리가 아닌 따뜻한 손길이다. 부디 돌아와 작은 이 손을 부디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한 혈액종양내과 교수도 게시판을 통해 "고래 싸움에 의료진과 애꿎은 환자분들만 새우 등 터지는 이 상황이 괴롭고 힘들다"면서 "큰 뜻을 위해서는 작은 희생이 뒤따른다고 하지만 암환자들이 계속 항암치료를 받지 못하고 예후가 나빠진다면 그건 작은 희생이 아닐 듯하다. 최소한 항암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유지하게 도와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산대병원의 장기 파업이 보건의료노조와 정부의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의 비정규직은 500여명으로 현재 6700명가량인 정규직의 약 7%다. 이 정도 인력 배치 결정을 병원이나 부산시·경남도와 같은 지자체가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노조가 한발 물러서거나 교육부·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이 중재안을 제시해야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환자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보건의료노조 본부와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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