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교권보호 法채비에 이준석 "이성 찾아라…대구 모순에도 학생인권조례 탓만"

한기호 2023. 7. 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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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생 사건 가져온 李…與 핵심 향해 "애 때리지 못해 교권 침해됐다고"
"그냥 속시원히 진보교육감 주도로 만들어놨다니 마음에 안 든다는 게 정확"
당정은 조례-법개정 동시추진…윤재옥 "체벌 부활? 국민인식 바뀌어" 일축도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극단선택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비(非)전교조 교사 등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25일 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윤재옥(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당 정책위원회 의장.<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악성민원, 업무스트레스로 교내에서 극단선택을 한 의혹에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논란이 폭발하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학생인권조례와 법령 개정을 통한 교권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25일 보수정당 심장부인 대구에서 최근 발생한 '초등생의 교사 위협' 사건을 소환하며, 현 여권 핵심부가 "모든 게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학생 체벌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해석을 덧대기도 했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서도 교권 침해…초교서 초등생 변기 뚜껑 들고 교사와 대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대구는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지 않은 지역이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 출신 교육감이 있다"고 썼다.

해당 기사는 지난달 대구 동구 한 초교 5학년생이 친구에게 욕설하지 말라고 지도한 교사에게 고성으로 욕설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화장실 변기 뚜껑을 들고 와 대치한 사건이 이달 20일 교내 교권보호위에서 '교권 침해'로 인정됐다는 내용이다.

교육계나 여권에서 지적한 교사 과잉제재나 학부모 악성민원 사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 전 대표는 자당을 향한 듯 "모든게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면 이 모순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며 "제발 이성을 되찾고 악성민원인을 퇴치할 현실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라"고 했다.

여권의 문제제기를 단순 진영논리로 치부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 "원래 보수 일각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애를 때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젠더' 관련된 조항들이었다"며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타이밍에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애를 때리지 못해서 교권이 침해됐다' 라는 주장으로 치환해서 이야기한다"며 "없는 조항 찾는 것보다 그냥 속시원하게 '진보교육감 주도로 만들어 놨다니까 그냥 뭔가 마음에 안 든다'라고 하는 게 더 솔직하고 정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진보진영의 주도로 만든 무엇을 무너뜨려야 '진영의 승리' 라고 생각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본능이라면 이해한다"며 "그런데 그런 고지전 보다는 교육현장의 교원들이 겪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또 "학생인권조례와 관계 없이 상위법으로 애는 못때린다"고 전제하며 "오히려 아동학대에 대한 허위신고에 대해서 강한 페널티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일선의 선생님들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 입장은 '애 때리기'와 거리가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교권보호 입법 추진 입장을 밝혔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체벌 부활설에 관해 "그렇진 않을 것"이라며 "체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준이 바뀌었다"고 일축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회의 공개발언에선 "교권을 넘어 생존권 호소하는 교사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책을 찾아 실행해야 할 때이다. 교권추락의 원인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게 2010년경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학생인권조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교육감이 주도한 학생인권조례엔 학생의 '권리'만 있지 권리에 따른 '책임'과 '의무'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시절 국내 최초로 인권조례를 만들 때 참고했다는 뉴욕 시 학생권리장전엔 학생의 권리와 함께 책임과 의무도 비슷한 비중으로 담겨 있다"고 대조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는 결국 일부 학생들의 책임없는 방종을 조장했고 그 결과 교권과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명분과 달리 학생반항조례이자 학부모갑질민원조례로 변질된 것이다. 교사가 가르침에 전념하지 못하고 모욕·폭행을 걱정하는 교실(이 됐다)"이라고 짚었다.

당정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으론 "각 지역 교육감들과 협의해 학생인권조례 중 교권을 침해하거나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방해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개정 또는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낭비되고 있는 선심성 예산을 돌려 학교행정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폭력 등 학생지도문제를 다루는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방안, 교사들이 부당한 갑질에 홀로 노출되지 않도록 법적 조력을 받을 방안도 필요하다"며 "국회엔 교권침해행위를 학생 생기부에 남기고 교사의 정당한 샐활지도 행위엔 면책이 보장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고 입법도 촉구했다.

덧붙여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성향 교육감들께서도 학생인권조례 문제를 이념적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아달라"며 교권 강화 협조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주재, 국회 교육위 이태규 여당 간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여하는 교권 보호 당정협의회도 열 예정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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