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생기는 대사질환 원인 규명 단서 발견

황금숙 KBIS 연구팀이 노화 과정에서 만성 대사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규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나이가 들수록 각종 만성 대사질환을 앓게 되는 원인을 규명할 새로운 체내 신호전달 경로가 발견됐다. 향후 항노화, 면역증진, 항염 등을 위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황금숙 KBSI 서울서부센터 박사 연구팀이 노화 과정에서 지방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만성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매커니즘을 새롭게 알아냈다고 25일 밝혔다. 구승회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종경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24일 발표됐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지방세포 속 유전자인 CRTC2가 증가한다. 연구팀은 CRTC2가 루신, 아이소루신, 발린 등 세 가지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아미노산 사슬(BCAA)의 분해를 방해해 결국 지방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렇게 노화된 지방세포로 이뤄진 지방조직은 제 기능을 점점 잃게 된다.

지방조직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지방세포, 지방전구세포 등 지방조직을 구성하는 다양한 면역세포가 노화되면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물질들이 지방조직의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그 결과 간이나 근육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며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각종 대사질환이 생긴다.  

CRTC2의 증가와 노화로 인한 만성 대사 질환 사이의 관계를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승회 고려대 교수는 "CRTC2의 증가가 BCAA 분해를 억제해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인자임을 최초로 밝혔다"며 "지방세포에서 선택적으로 CRTC2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노화를 막고 건강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황금숙 KBIS 서울서부센터 박사는 "향후에도 KBSI의 연구장비 플랫폼을 활용해 노화와 난치성 질환 등 국가·사회적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