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견제권 무력화' 이스라엘, 국내외 후폭풍 예고

이윤희 기자 2023. 7. 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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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립정부가 사법부의 견제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대내외 적으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날 이스라엘 의회가 여권 주도로 사법부에 대한 정부 견제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의사들이 나선 것이다.

이미 이스라엘 인턴의사협회의 73%는 이날 항의성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이스라엘변호사협회는 사법부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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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개편안 처리 이후 의사들 파업 예고
변호사협회 법적 대응, 예비군은 소집 거부
국제사회 비판…미국 관계 악화 가능성도
[텔아비브=AP/뉴시스] 2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경찰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초강경 우파 정부는 국내외의 강력한 반발에도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 처리를 강행, 가결했다. 2023.07.25.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립정부가 사법부의 견제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대내외 적으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이미 수개월째 이어진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더욱 격화될 예정이다. 일부 직업군은 파업 카드까지 꺼내들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유감표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법안 처리를 반대해온 미국과의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의사·변호사·예비군 집단 반발…시위도 격화 전망

25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의사협회는 예루살렘에서의 진료와 국가 전체 응급진료를 제외하고 이날부터 24시간 동안 업무를 중단하는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 의회가 여권 주도로 사법부에 대한 정부 견제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의사들이 나선 것이다. 협회 소속 의사 95%가 단체 행동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미 이스라엘 인턴의사협회의 73%는 이날 항의성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의사들의 파업 진행을 막기 위한 금지 명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인들 역시 단체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이스라엘변호사협회는 사법부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국회로 행진하고 있다. 2023.07.24.

아울러 이들은 "반민주적 입법 절차에 대한 항의"를 위해 협회 업무를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변호사 파업은 아니지만 변호인 지원 업무를 중단해 법조시스템 전반에 충격이 예상된다.

1만명이 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항의 차원에서 소집에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앞서 1000명이 넘는 이스라엘 공군 예비군들은 사법부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소집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29주 연속 이어진 시민들의 시위도 한층 격화될 조짐이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에는 수만명이 예루살렘으로 행진을 했고, 텔아비브에서도 수천명의 집회가 진행됐다. 의회가 위치한 예루살렘에서는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스컹크액(악취를 풍기는 합성 액체)'까지 사용해 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2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쏘는 물대포를맞고 있다. 2023.07.24.

미·영·독 "유감"…바이든 압력 사실상 무시

국제사회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독일 외교부는 "심히 유감"이라며 "이스라엘 사회의 심화되는 긴장을 매우 우려스럽게 보고있다"고 했으며, 영국 하원도 "깊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민주주의에서 주요한 변화는 가능한 한 광범위한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을 표명해 왔다"며 "오늘 근소한 다수에 의해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투표는 유감"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네타냐후 연정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부에도 사법 개편을 강행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사법개혁은 무엇보다 이스라엘 국내 문제이지만, 법안이 통과된 것은 이스라엘이 바이든 대통령의 압력을 보는 것에 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사회·군사적으로 지원해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 사실상 무시된 상황을 지적한 모습이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를 지냈던 마크 인디크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군사적 도움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디크 부소장은 NYT 인터뷰에서는 연간 38억달러가 넘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재고할 시점이 됐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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