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류재철 "집 자체가 거대한 가전…가사해방 현실화"

LG전자 마곡 사이언스파크서 'UP가전 2.0' 공개
"가전 사업, 서비스·구독 등 무형의 영역까지 확장"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행사에서 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LG전자가 꿈꾸는 미래는 집 자체가 거대한 가전이 되는 것이다. 가전이 할 수 없는 영역은 서비스로 해결해 가사 해방을 현실화 하겠다."

류재철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 사장은 25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개한 업가전 2.0은 고객이 가전을 구매하는 시점부터 제품 관리, 세척 등 본래 성능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LG전자 케어십 서비스와 함께 가사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O2O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은 서비스 종류에 따라 매달 할인쿠폰(대리주부, 미니창고 다락), 적립금(런드리고, 더반찬&), 물품 정기배송(LG생활건강, 우유창고) 등을 받게 된다.

LG전자는 앞으로 집 안에서 필요한 가사 노동을 분석해 제품 개발과 기능 강화를 연구해 적용한다. LG전자 자체 제품이나 서비스 내재화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외주 서비스업체와 연계해 해결할 계획이다.

류 사장은 "기기 이외의 서비스 사업의 경우 중소업종 침해 논란에 대한 가능성도 고민했다"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업가전 2.0을 위해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전용 OS(운영체제)도 자체 개발했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업가전 2.0은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손쉽게 지우며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계속 적용할 수 있는 업가전과 달리 '초개인화' 맞춤형 기능까지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 칩과 OS 적용을 통해 원가 절감 등의 수익성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류 사장은 "가전 제품은 원가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기존 음성 인식 OS탑재 가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해당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원가가 최소 수십달러씩 올라가는 구조로 결국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갖춘 OS와 칩을 구현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전용 OS를 프리미엄부터 보급형 제품까지 동등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류 사장은 "올해는 DQ-C와 가전 전용 OS를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전 제품 확대를 우선 적용하고 내년에는 전 제품별로 보급형까지 다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업가전 2.0'을 공개하며 생활가전 사업을 기존 제품 판매 중심에서 서비스, 구독 등의 영역으로 확장한다고 선언했다.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집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렌탈 넘어 '구독' 도입…"초기 비용 부담 던다"

LG전자는 업가전 2.0과 함께 새로운 가전 사업인 '구독'이라는 새로운 구매방식을 도입했다.

구독은 렌탈(기본 5~6년 이상)과 달리 제품 사용기간을 3~6년까지 다양하게 자신의 상황에 맞춰 설정이 가능하고 제품 옵션과 구독이 필요한 드라이크리닝 서비스 등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월 1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구독료를 통해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 1인가구나 사회 초년생 등까지 LG전자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구독과 유사성을 가진 렌탈 방식은 3분기 이내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업가전 판매와 구독 인구 증가를 통해 가전 교체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사장은 "가전 제품은 한번 구매하면 냉장고, 세탁기 등 내구재 제품의 경우 10년 이상 사용하는데 구독의 경우 소유나 반납, 구독 연장 등으로 오히려 교체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보고 주력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류재철 LG전자 사장(H&A 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LG전자는 장기적으로 자체 플랫폼으로 집안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LG만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류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하드웨어(가전제품)에 가치와 서비스를 추가한 형태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집 전체를 제어하고 연결하는 스마트 홈에 대한 LG만의 생태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가 완전히 하나로 움직이면 고객은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고 이를 통해 절약한 시간을 고객이 가치 있는 곳에 쓰는 등 더욱 편한 삶을 누리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간담회를 마치며 LG전자가 '구독' 사업과 업가전 2.0을 통해 개척자의 정신으로 가전 업계의 새로운 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류 사장은 "모두가 눈이 녹기를 기다릴 때 개척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든다"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도 고객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이라면 소명을 다하는 마음으로 LG전자 H&A사업본부가 묵묵히 나아갈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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