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기명투표` 꺼낸 이재명…국힘 "개딸 좌표, 공천협박용"
윤재옥 "(대북송금 연루) 구속영장 또 청구될 게 두렵나…약속과 반대로만 가"
野 수원지검 압박 방문에 불체포특권 고수 "빌드업" 지적도…"대선공약 헌신짝"
더불어민주당이 불체포특권 포기의 조건을 건 데 이어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기명투표'를 주장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25일 "왜 지금 시점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고 파고들었다.
이재명 대표 자신에 대한 추가 사법리스크를 고려해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차단,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지지층 집단 보복을 유도하는 포석이란 것이다. "소신투표 봉쇄", "민주주의 퇴행", "(총선) 공천 협박"이란 공세도 이어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으로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으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걸었다"면서도 이처럼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혁신위는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전환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전날(24일) 국회 기자들을 만나 "투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게 필요하다"며 "입법 사안인데 조기에 기명투표를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될 게 두려워 야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의원들의 표결을 감시하는 장치를 만들겠단 것"이라며 이 대표의 지난달 교섭단체대표연설 중 공약을 상기시켰다.
그는 "'구속영장청구시 제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약속한 이후 민주당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며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정당한 영장청구'라는 말을 붙여 조건부 불체포특권포기를 결의했다"면서 진정성 부재를 지적했다.
또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관련 "어제 민주당 의원들은 수원지검에서 항의농성을 하며 이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를 규탄했다"며 "다음번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비한 '정당한 영장청구가 아니'란 조건을 발동시키려는 빌드업"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실토로 드러난 진실을 다시 뒤집으려는 방탄"이라며 "오죽했으면 이화영 전 부지사까지도 자신을 돕겠다며 수원지검 항의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부담스럽다고까지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무기명 투표를 하는 이유는 의원들이 외압에 시달리지 않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현재 민주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강성지지층에게 수박으로 찍혀 조리돌림을 당할 것이 두려워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위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이런 타이밍에 체포안 투표를 기명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 강성지지층에게 좌표를 찍어줌으로써 야당의원들의 소신투표를 봉쇄해 오히려 민주주의 퇴행을 불러올 부적절한 행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불체포특권 포기란 대선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수차례 방탄국회를 감행해온 민당을 바라보면서 이제 국민들은 민주당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지경"이라며 "책임정치란 말로 국민 기만할 생각 버리고 불체포특권포기약속부터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회의에서 "개딸들에게 좌표를 찍어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누가 반대표를 던졌는지 감시하겠단 발상이다. 북한 체제의 공개 투표와 다를 바 없는 의식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 대표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가세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수원지검 연좌농성에 대해 "자신들 말대로 조작 수사라면 법원에서 모두 밝혀질 건데 무엇이 두려워 지레 겁먹고 검찰과 법원을 겁박하느냐"며 "수사와 재판까지도 자신들이 직접 관장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의심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기명투표를) 책임정치라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방탄 꼼수일 따름이다. 의원들에겐 공천 협박으로 들리지 않겠느냐"며 "방북 비용 대납 의혹과 제3자 뇌물죄 그리고 7말8초 소환설이 사실일지 소설일지는 지켜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수원지검 연좌농성에 대해 "검찰 압박뿐만 아니라 이 전 부지사 압박용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가 부담된다고 말했다고 하니 이런 회유, 협박을 즉각 중단하라"며 "온갖 회유와 압박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라는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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