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닮은 증시 '쏠림 현상'…언제까지 지속될까

"약세 전환시 쏠림 현상도 버티기 어려워"
"과열 국면에서 투자 종목 부담되기 마련"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628.53)보다 14.82포인트(0.56%) 오른 2643.35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29.90)보다 2.27포인트(0.24%) 상승한 932.17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9.9원)보다 1.1원 오른 1281.0원에 출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3.07.2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주 등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25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모멘텀 팩터 3개월 수익률 스프레드는 -22%로 2015년 -28% 수준까지 근접했다. 코스피 수익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특정 팩터 과열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20% 이하로 감소했던 구간은 ▲2020년 8월 신풍제약, 씨젠 등 바이오주 ▲2015년 6월 젬백스, JW중외제약 등 바이오주 ▲2007년 7월 차바이오텍, 디지텍시스템 등 중소형주 ▲2005년 11월 OCI, 고려아연 등 소재주 쏠림 현상이 있었던 시기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모멘텀 주식들이 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선호로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하지 못한다면 모멘텀 주식의 성과 우위는 계속되기 어렵다"며 "모멘텀 주식들의 성과 부진 시작 지점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2015년의 경우 중국 지수 급락 이벤트가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종목을 팔고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쏠림 현상이 더 강해졌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 주가가 부진한 양극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2021년 강세장에서 거의 모든 자산이 상승세였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시장 화두 가운데 한 가지인 쏠림 현상은 주도주 약화와 함께 시장 상승 탄력 둔화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쏠림 반작용으로 그동안 특정 주도주에 집중돼있던 자금이 중소형주로 유입되면서 지수보다는 종목 중심의 흐름이 당분간 형성될 가능성을 상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2022년 대비 2024년 이익 증분이 34조8000억원으로 코스피 증분의 절반이나 된다"며 "상반기 주가 반등은 설비투자(CAPEX)가 축소되며 업황 바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비용을 줄이면 적자는 줄일 수 있지만 이익을 늘리는 건 또 다른 문제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만만한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로 유가와 곡물가 상승, 기져효과 소멸로 물가는 다시 반등 국면에 접어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중단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증시가 쉬게 되면 일단은 일부 종목으로 쏠림이 강화되지만 괴리가 더욱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 쏠림 현상도 버티기 어렵고 과열 국면에서 투자한 종목은 부담이 되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랠리는 중국을 비롯해 제조업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투자 대안을 찾는 움직임에서 기인했다"며 "대기업 실적 발표 이후 코스닥 구성 기업도 실적 발표에 나서기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개선의 가시성이 낮은 재료가 반영된 종목군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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