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폭탄·학생 난리 숨 막힌다"…교권 미투 쏟아져
[EBS 뉴스12]
서초구 초등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남긴 일기장이 공개됐습니다.
업무와 학생으로 힘들었다, 모든 걸 놓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학교 현장에선 비슷한 고통에 시달렸다는, 이른바 교권 침해 '미투 운동'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출근 후 업무 폭탄과" 학생으로 인한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 했다."
어젯밤 서울교사노조가 유족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숨진 서이초 교사의 일기장입니다.
교사가 숨지기 전 약 2주일 전쯤 작성된 걸로 추정되는데, 사망 당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유진 수석대변인 / 교사노동조합연맹
"분명히 이게 사인과, 분명히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요. 업무 때문에 오랜 시간 견디다 견디다 못해서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일기장에 적어놓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시교육청과 교원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기자회견장에서도 비슷한 호소가 터져나왔습니다.
한 유가족은 자신의 딸도 서이초 교사와 비슷한 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숨진 교사는 서울 종로구의 한 사립초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는데, 학폭 전력이 있는 아이들을 도맡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사립초 교사 유가족
"제 딸도 그렇게 똑같이, 똑같이 죽었습니다. 교육감님 제발 말 좀 들어주세요. 우리 딸좀…."
경기교사노조가 개설한 웹사이트에도 악성민원과 무고한 소송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폭로가 나흘 만에 1천6백 건 넘게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번주 토요일에도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5개 교원단체에 공문을 보내 9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교권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이형민 대변인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장에서 이런 문제를 따로따로 외치지 말고 같이 공동으로 힘을 모아야 되지 않냐는 자연스러운 요구도 있고 여러 단체나 노동조합이 현장 교사들을 지원해주고 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당연히 해야 되지 않겠냐…."
이에 대해, 교총 관계자는 "교육위 전체 회의에서 있을 현안질의 등 각종 상황을 감안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사노조 관계자도 "자발적으로 모인 교사들의 순수성을 지키고 뜻을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 2023년 7월 25일 보도된 이 기사는 오류가 발견되어 아래와 같이 수정되었습니다. EBS뉴스는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헌장에 따라 해당 기사의 기사 수정 이력을 공지합니다.
(수정 전)
숨진 교사는 서울 중구의 한 사립초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는데, 학폭 전력이 있는 아이들을 도맡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정 후)
숨진 교사는 서울 종로구의 한 사립초에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는데, 학폭 전력이 있는 아이들을 도맡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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