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작전처럼 일사불란…테라 뛰어넘은 켈리 공정 직접 보니
하루에 500㎖ 제품 340만개 생산 가능
공장장 “장인처럼 테라·켈리 만들겠다”
하얀색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채 공장 곳곳에 자리 잡은 직원들을 보다가 ‘일사불란’이란 말이 떠올랐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쏟아지는 맥주병들을 뚫어져라 보던 한 직원이 불현듯 컨베이어벨트에서 맥주병 하나를 낚아챈 순간이었다.
그가 집어 든 맥주병은 곧바로 ‘불량’이라고 표기된 상자로 옮겨졌다. 공장 관계자에게 묻자 “맥주병에 이물질이 있는지, 정량이 들어있는지 기계로 확인하면서도 사람이 직접 검수하는 단계를 또 거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교하고 노련한 일 처리가 꼭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께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공장을 찾았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 1억병(330㎖ 용량 기준) 판매를 맞아 이날 언론에 공개한 강원공장은 병과 캔, 페트 등 각종 형태의 하이트진로 맥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공장 관계자의 안내를 따라 둘러본 생산시설 내부에서는 압도적인 규모가 가장 눈에 띄었다. 모든 생산라인을 가동했을 경우 하루에 17만 케이스(500㎖ 기준 340만개 제품)까지 가능하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었다.
수치로만 들었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공장 외곽에 쌓인 맥주병들이 그 생산량을 체감하게 했다. 사람 키를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쌓인 켈리 공병들을 보며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4일 신규 맥주 브랜드 켈리를 론칭했다. 켈리는 하이트진로가 2019년 테라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신제품이다. 강원공장에서 생산하는 테라와 켈리의 비중은 7대3 정도인데 제품 출시 초기임을 고려하면 적은 비중이 아니다.
27년째 가동 중인 만큼 외벽 칠이 벗겨지기도 하는 등 세월의 흔적은 있었지만, 공장 내부는 작은 쓰레기 하나 없이 청결한 모습이었다. 평소 청결에 많이 신경 쓰느냐고 묻자 공장 관계자는 도리어 “이 정도면 다들 하는 것 아니냐”며 멋쩍은 듯이 웃었다.
청결함으로 무장한 공장 한 켠에서는 공병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집된 빈 병이 하이트진로 제품인지, 타사 제품인지를 가린 뒤 초정밀여과와 용기정밀검사 단계를 거쳐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이물질이라도 발견되면 재활용 될 수 없다.
기존 맥주병과 디자인이 다른 켈리 병이 얼마나 재활용되는지 묻자 “공병 회전률이 지역별로 상이하고, 또 제품 출시 초기여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생산라인에서 예년 성수기보다 더 벅찬 걸 느낄 만큼 출고량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장은 “술을 만드는 장인들이 ‘빚는다’고 표현하지 않나. 우리도 그런 장인들의 마음으로 맥주를 한 방울, 한 땀씩 생산하고 있다”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맥주 켈리, 테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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