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암운" 韓,이겨야사는 콜롬비아에 0대2완패...카세이도X마레이스에 당했다[韓-콜롬비아 여자월드컵 현장리뷰]

전영지 2023. 7. 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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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X03807 연합뉴스

이겨야 사는 1차전이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각) 호주 시드니풋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대2로 참패했다.

전날 'FIFA랭킹 2위' 독일이 모로코에 6대0 대승을 거둔 상황, 독일과의 3차전을 앞두고 16강행을 위해선 콜롬비아전 승점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초반 강공으로 맞섰고 기세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소문난 공격 듀오' 린다 카이세도와 마이라 라미레스에게 고전했다. 4년 만의 도전, '높게 강하게 도전하라' 고강도 여자축구대표팀의 아쉬운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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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한국(3-4-3) 윤영글(GK)/심서연-임선주-김혜리/장슬기-조소현-지소연-추효주/손화연-이금민-최유리

-콜롬비아(4-2-3-1) 카탈리나 페레스(GK)/마누엘라 바네가스-다니엘라 아리아스-호렐린 카마발리-카롤리나 아리아스/다나엘라 몬토야-베도야 로레나/마이라 라미레스-린다 카세이도/카탈리나 우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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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통한의 2실점

초반 한국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분 최유리의 첫 슈팅이 나왔다. 전반 3분 이금민의 킬패스를 받은 조소현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굴절되며 공중에 떴다. 전반 9분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손화연을 바네가스가 막아서는 과정에서 발로 높이 들며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10분 지소연이 프리킥 라인에 지소연이 섰다. 지소연의 날선 프리킥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캡틴 김혜리의 코너킥 직후 전반 26분 라미레스를 막아서던 추효주가 반칙을 범하며 프리킥을 허용했지만 카탈리나 우스메의 프리킥 찬스가 불발됐다.

고강도 훈련 그대로 강력한 피지컬의 콜롬비아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측면에서 장슬기, 추효주가 린다 카이세도와 마이라 라미레스를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아섰다. 일진일퇴의 공방,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30분 깨졌다. 전반 28분 박스 안 혼전 중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슈팅을 너나없이 몸 던져 막아냈지만 주심은 수비수 심서연의 핸드볼 반칙을 지적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30분 우스메의 왼발 슈팅으로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콜롬비아가 1-0으로 앞서나갔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투혼은 꺾이지 않았다. 장슬기에게 줄곧 시달리던 '18세 신성' 카세이도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반 39분 '코파아메리카 최우수선수' 카이세도의 눈부신 개인기를 보여주는 쐐기골이 텨졌다. 왼쪽을 치고 달리다 안쪽으로 파고들며 날린 슈팅을 골키퍼 윤영글이 쳐내려던 볼이 뒤로 흐르며 안타깝게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콜롬비아 관중들의 뜨거운 노란빛 함성에 시드니풋볼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예상대로 거칠었던 경기, 전반 추가시간만 무려 10분이 주어졌다. 조소현의 뒷공간 패스, 최유리의 필사적인 크로스에 이은 이금민의 헤더를 골키퍼 페레스가 쳐냈다. 전반 가장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볼다툼하는 손화연<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헤더슛 시도하는 조소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밀착 수비 당하는 지소연<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후반: 극강의 콜롬비아 투톱 라미레스-카세이도, '16세' 케이시까지 투입했건만

후반 휘슬 직후 "대~한민국" 함성이 시드니풋볼스타디움을 뒤흔들었다. 후반 반전을 기대하는 팬들의 응원이 물결쳤다. 후반 벨 감독은 윙백 추효주를 윙어로 올려쓰며 총공세에 나섰다. 만회골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렸다. 베테랑 조소현, 지소연 등 베테랑들도 박스안까지 들어가며 공세를 높였다. 후반 12분 박스안에서 볼 다툼 중 굴절돼 튀어오른 볼을 윤영글이 쳐냈다. 후반 14분 콜롬비아 라미레스의 고공헤더는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20분 이금민이 이끌어낸 프리킥 찬스, 지소연의 크로스에 이은 공격이 불발됐다. 2골 차로 밀린 상황에서 점유율까지 내주자 후반 23분 벨 감독은 손화연, 조소현 대신 박은선, 강채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의 수위를 높이며 만회골을 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후반 25분 왼쪽의 카이세도가 또다시 폭풍질주를 시작했다. 관중석에서 기대감에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번엔 당하지 않았다. 한국 수비수들이 협업 수비로 위기를 막아섰다.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기세가 오른 콜롬비아를 상대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자 벨 감독은 아껴둔 카드를 마침내 빼들었다. 후반 33분 '16세 20일' 이번 월드컵 최연소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가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대한민국 최초의 혼혈 축구 국가대표는 월드컵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된 대한민국 첫 선수가 됐다. 박은선-페어의 장신 투톱이 가동됐다. 한국은 한 골이 시급한 시점, 지칠 줄 모르는 에이스 라미레스와 카세이도에게 오히려 공격 주도권을 뺏기며 고전했다. 마음이 급한 탓에 제대로 된 공격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벨 감독은 후반 41분 많이 뒨 추효주를 빼고 WK리그 최고 골잡이 문미라를 투입했다. 후반 40분이 넘어서자 콜롬비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드러눕기 시작했다. 케이시 페어와 충돌한 몬토야, 파리아스, 그러나 끝내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0대2로 완패했다. 'VISA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는 린다 카세이도였다.

한국은 열망했던 첫 승 대신 아쉬운 첫 패를 떠안게 됐다. 조2위 전쟁에 암운이 드리웠다. 이번 대회에선 32개국, 8개조 중 조 1-2위 팀이 16강에 오른다. H조에선 절대강자 독일을 제외하고 2위 전쟁이 화두다. 특히 H조 4개팀은 모두 첫 맞대결이다. 콜롬비아는 2015년 프랑스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모로코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다. 한국이 17위로 25위 콜롬비아, 72위 모로코보다 높지만 콜롬비아전에서 눈으로 확인했듯이 FIFA랭킹은 숫자에 불가하다.

콜롬비아전은 2위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이었다. 콜린 벨호 선수들은 지난달 파주NFC 소집 이후 오직 1차전 콜롬비아전 승리에만 집중해왔다. 독일에 대패한 모로코와 나란히 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조 2위를 기록했다. 28일 모로코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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