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도전에 비상등 켜진 한국, 콜롬비아에 0-2 완패[여자월드컵]

시드니 | AP연합뉴스

8강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첫 판부터 쓰라린 일격을 당했다. 남미의 ‘복병’ 콜롬비아를 맞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 호주 시드니의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았다.

2003년 미국(조별리그 3패 탈락), 2015년 캐나다(조별리그 1승1무1패·16강 진출), 2019년 프랑스(조별리그 3패 탈락)에 이어 사상 네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무조건 잡아야 했던 콜롬비아에 패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한국은 이전 3번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모두 패했을 뿐 아니라 한 골도 넣지 못했는데, 이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졌다.

한국은 초반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조소현(토트넘)이 이금민(브라이턴)의 패스를 받아 때린 중거리 슛이 상대 선수에 굴절돼 벗어났고 전반 8분엔 페널티 지역 왼쪽 최유리(현대제철)의 왼발 슛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11분엔 손화연(현대제철)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 좋은 위치에서 획득한 프리킥 때 지소연(수원FC)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골대를 겨냥했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시드니 | AP연합뉴스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28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든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수원FC)의 핸드볼 파울이 지적돼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옐로카드가 나왔다. 그리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카탈리나 우스메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전반 39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는 콜롬비아의 2005년생 ‘신성’ 린다 카이세도에게 한 골을 더 얻어맞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하는 카이세도를 막지 못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슈팅을 허용했고, 그의 오른발 슛을 골키퍼 윤영글이 손으로 쳤으나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 지역 왼쪽 최유리의 절묘한 컷백에 이은 이금민의 헤딩슛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만회골 기회를 날린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긴 콜롬비아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벨 감독은 흐름을 바꿔보려 박은선(서울시청), 강채림(현대제철)을 투입한데 이어 후반 33분에는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까지 기용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끝내 콜롬비아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