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월드컵 성패 걸렸던 콜롬비아전, 실수로 자멸했다[스한 스틸컷]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사실상 16강 진출의 성패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콜롬비아와의 승부. 한국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들의 실수로 경기를 내주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1차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은 한국의 이번 월드컵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경기였다. 실제로 24일 먼저 열린 H조 1차전 독일과 모로코의 경기에서 역시 독일은 세계 2위답게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했다. 예상했던 결과이자 극명한 전력 차였다.

이렇게 전력 예상 H조 1위 팀 독일과 4위 팀 모로코의 전력 차가 나는 상황에서 결국 2,3위 싸움을 한국과 콜롬비아가 하는데 맞대결에서 진다면 16강 진출을 어렵다고 봐야했다. 첫 경기지만 이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벨 감독은 골키퍼에 윤영글, 중앙 수비에 김혜리 임선주 심서연이 양쪽 윙백에 장슬기 추효주, 중원에 이금민 지소연 조소현, 투톱에 최유리 손화연을 내세웠다. 김혜리가 주장완장을 찼다.

한국은 콜린 벨 감독이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강조했던 '고강도'라는 말과 어울리는 경기 초반을 보여줬다. 거친 축구로 유명한 콜롬비아를 상대로 기죽지 않고 고강도의 압박으로 맞서며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전반 25분까지 콜롬비아가 볼 점유는 많이 했지만 슈팅을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슈팅 3개에 유효슈팅 2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에 좋았던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전반 27분 콜롬비아의 먼 거리 프리킥 공격 때 문전 혼전 상황 속에 박스 안에서 때린 하프 발리슈팅이 심서연의 오른팔에 맞고 핸들링으로 인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30분 콜롬비아의 11번 카탈리나 우스메가 키커로 나섰고 왼발로 왼쪽으로 침착하게 차 넣었고 한국은 선제실점을 했다.

PK를 내줄 때 심서연의 대처가 아쉬웠다. 슈팅이 워낙 빨랐기에 그 순간 팔을 몸에 붙이거나 뒤로 숨기기에 시간이 짧기는 했다. 하지만 워낙 슈팅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 수비수로서 핸들링 방지를 위해 팔을 미리 숨길 수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한국의 치명적인 실책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반 39분에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던 린다 카이세도가 박스 바로 밖 중앙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슈팅이 윤영글 골키퍼 정면으로 갔지만 윤영글이 잡아낸다는 것이 손에 미끄러져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윤영글 골키퍼의 실책에 의한 실점. 카이세도의 슈팅에 회전이 걸려 있긴 했지만 아주 대단히 강력한 슈팅은 아니었기에 골키퍼가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됐지만 윤영글은 공을 잡지도 쳐내지도 못하고 골문 안으로 흘려보냈다.

한국은 이후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별다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그대로 월드컵 첫 경기를 내줬다.

한국은 전반 초반 좋은 압박과 함께 16강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자신들의 실책으로 인해 월드컵 첫 경기를 패배로 마쳤다.

한편 한국은 오는 30일 모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