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겐 결승 같던 콜롬비아전 패배, 경우의 수 따지게 한다[女월드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에게 있어 월드컵 결승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콜롬비아전에서 한국은 페널티킥과 골키퍼 실책이라는 허무한 실점으로 지면서 이번 월드컵 성패가 흔들리게 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1차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2실점하며 0-2로 패하고 말았다.

전반 27분 콜롬비아의 먼거리 프리킥 공격때 문전 혼전 상황 속에 박스 안에서 때린 하프 발리슈팅이 심서연의 오른팔에 맞고 핸들링으로 인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30분 콜롬비아의 카탈리나 우스메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고 왼발로 왼쪽으로 침착하게 차넣어 한국은 선제실점을 하고 말았다.

실점 후 9분만인 전반 39분에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던 린다 카이세도가 박스 바로 밖 중앙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슈팅이 윤영글 골키퍼 정면으로 갔지만 윤영글이 잡아낸다는 것이 손에 미끄러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윤영글 골키퍼의 실책에 의한 추가 실점으로 한국은 결국 0-2로 패했다.

콜롬비아전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가장 중요했다. 단순히 '첫 경기'여서가 아니다. H조에서 독일이 피파랭킹 2위로 압도적이고 모로코가 72위로 최하위이기에 17위 한국과 25위 콜롬비아가 사실상 16강 진출이 가능한 조 2위를 놓고 다툴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맞대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16강 진출의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전력을 가졌다고 예상했지만 한국은 페널티킥 허용과 골키퍼 실책이라는 스스로 무너지며 패했다.

물론 모로코를 이긴 후 2경기를 치르고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해 로테이션 멤버가 나올 독일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의 수도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이지 쉽지 않다. 콜롬비아를 이겨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보다는 더 희박할 수밖에 없다.

이제 또다시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만 한다. 일단 독일이 모로코를 6-0으로 완파했기에 2차전 모로코전에서 한국은 다득점 승리를 노려야한다. 그리고 독일이 2차전 콜롬비아전에서 무조건 이겨줘 3차전 한국과 경기전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것이 한국에게 유리하다.

원치않았던 경우의 수를 앞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콜롬비아전 패배였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