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상반기 성장률 0.9% '불황형' 아냐".. 연간 1.4% 유지 전망

김나경 2023. 7. 2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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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분기 경제성장률 전기比 0.6%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동기比 0.9%
한은에선 연간 성장률 1.4% 유지 시사
"제조업 생산 증가폭 확대+순수출 기여도 개선"
"민간소비 위축은 일시적 요인..완만한 회복 전망"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왼쪽 두번째)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2023.7.25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우리경제가 전년동기대비 0.9% 성장했다. 두 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4% 유지를 시사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 증가로 순수출이 개선됐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은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 성장률이 높아지는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라는 해석에 선을 긋고,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 0.9%, 한은 연간 성장률 1.4% 유지 시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6%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0.3%)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분기와 2분기 모두 0.9% 성장해 상반기 성장률이 0.9%로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로 뒷걸음쳤던 경제가 올해 들어서는 두 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가 나빠진 데다 순수출 개선도 '불황형 성장'에 가까워 경제 성적표 내용이 좋지 않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내수가 마이너스(-) 0.6%p로 지난해 1·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민간과 정부소비 또한 각각 -0.1%p, -0.4%p로 역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투자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투자가 -0.1%p였고, 설비투자 및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각각 0%p를 기록했다. 민간투자가 0.1%p였고, 정부투자는 -0.1%p로 나타났다.

내수가 부진했던 가운데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해 성장률을 견인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3%p로 지난해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하지만 질적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화·서비스 수출이 -0.9%p, 수입이 -2.1%p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플러스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다.

성장기여도를 생산활동별로 뜯어보면 제조업과 광공업이 개선된 반면 건설업은 부진했다. 제조업과 광공업은 0.7%p로 전기(0.3%p)대비 올랐지만 건설업은 -0.2%p로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2분기 GDP 구성요소 중 지출을 살펴보면 소비와 투자,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했다. 특히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1% 감소해 지난해 4분기 이후 두 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정부투자는 -1.9%로 1997년 1분기 이후 최저치였다. 수출은 전기대비 1.8%, 수입은 4.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전분기(0.0%) 수준을 유지했다.

[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한은 "순수출 성장 기여도 개선.. 경기부진 완화"

올해 상반기 성장률에 대한 한국은행 평가는 '경기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우리경제는 제조업 생산 증가폭 확대, 순수출 성장기여도 플러스 전환 등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높은 전기대비 0.6% 성장을 했다"면서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동기대비 0.9% 성장해 5월 전망치(0.8%)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해 4·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금년 들어 2분기 연속 성장폭이 확대되면서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1분기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 전환한 데 대해서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신 국장은 "연초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어났던 의류, 음식, 숙박 등 대면활동 관련 소비가 일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연휴기간 중 기상여건 악화로 대면활동이 일부 제약된 영향도 있다"며 "3분기 이후에는 소비자심리 개선 등의 영향을 받아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수출 기여도가 오른 게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서 생긴 '불황형 성장'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 국장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불황이라고 보기보다는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이라며 "내수가 일시 조정되는 부분은 기저효과와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 증가가 순수출 개선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한은에서는 지난 5월 발표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1.4%) 유지를 시사했다. 신 국장은 "전년동기대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0.9%였고 하반기 성장률이 1.7%가 나오면 평균을 내 연간 성장률이 1.4%가 된다"라며 "3분기와 4분기 전기대비 0.7% 가량 성장을 하게 되면 하반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1.7%가 돼서 연간 성장률이 1.4%가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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