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택하라 해도 한국에 갈 것"…눈시울 붉힌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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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온 91세의 6·25전쟁 참전용사는 전쟁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운 듯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6·25전쟁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93·영국)·윌리엄 워드(91·미국)·에드워드 버크너(91·캐나다) 옹은 오늘(25일) 취재진을 만나 참혹했던 한국전을 회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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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때 만났던 한국 사람들은 항상 친절하고 감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때보다 서울은 정말 많이 번화하고 발전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온 91세의 6·25전쟁 참전용사는 전쟁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운 듯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결국 눈시울을 붉힌 그의 어깨를 영국에서 온 93세의 참전용사가 조용히 두드리며 위로했습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6·25전쟁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93·영국)·윌리엄 워드(91·미국)·에드워드 버크너(91·캐나다) 옹은 오늘(25일) 취재진을 만나 참혹했던 한국전을 회상했습니다.
6·25전쟁 당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국적도 다른 세 사람이지만, 생사의 갈림길을 헤쳐온 전우이자 전쟁의 기억을 평생 간직한 채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진한 동질감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이들은 자의가 아닌 군인으로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6·25전쟁에 참전했지만, 한국행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미군으로 참전한 워드 옹은 "입대했을 당시 유럽과 아시아 중 복무지역을 선택하라고 했는데 아시아를 선택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다시 하라고 해도 기꺼이 똑같은 선택을 해서 참전할 것"이라며 "한국인은 대단한 사람들이고 한국에서 싸운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워드 옹과 버크너 옹은 전쟁 당시 인연을 맺은 한국 소년을 찾고 있습니다.
워드 옹은 당시 부대에서 일을 도와준 12살 소년 '장'을 찾기 위해 70년 넘게 간직한 사진을 들고 왔습니다.
워드 옹은 "장과 그 가족은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일했고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며 "그 친구도 80세가 넘었을 텐데 나를 그리워할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버크너 옹도 전쟁 당시 초소를 청소한 'Cho Chock Song'이라는 소년의 사진을 보여주며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내가 19살이었는데 이 친구는 나보다 어렸을 것"이라며 "70년도 더 지났는데 이 친구가 절대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며 울먹였습니다.
영국 출신의 새커리 옹은 이번에 방한한 64명의 참전용사 중 가장 유명 인사입니다.
그는 2019년 89세의 나이로 영국의 대표적인 경연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해 우승까지 거머쥐었습니다.
결승전 당시 시청률이 40%를 기록하면서 새커리 옹은 영국의 국민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인기가 하락하던 브리튼스 갓 탤런트가 새커리 옹 덕분에 부활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부산에서 열리는 정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새커리 옹은 '아리랑'을 열창할 예정입니다.
새커리 옹은 아리랑에 많은 추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쟁 때 수많은 한국 병사가 아리랑을 불러 자연스럽게 곡조를 익히게 됐다고 했습니다.
"함께 근무하던 한국 병사가 아리랑을 자주 불러 저도 금방 친숙해졌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자장가인 줄 알았는데 하도 많은 사람이 불러서 나중에는 아리랑이 한국의 국가인 줄 알았습니다."
인터뷰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빌딩인 잠실 롯데타워 옆 한 호텔에서 이뤄졌습니다.
새커리 옹은 전쟁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한국의 모습이 기쁘다고 했습니다.
"공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70년 전 한국에 왔을 때는 황폐하기 그지없었는데 정말 많은 고층 건물이 들어섰네요. 한국의 성공과 발전한 모습이 놀랍고 기쁩니다."
새커리 옹의 말에 워드·버크너 옹도 공감한다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던 땅에서 낯선 사람들을 위해 싸운 이유를 한국의 발전한 모습에서 찾은 듯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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