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죄일 땐 대응하더니 장모 유죄엔 무대응 왜?" 국힘 답변은
윤재옥 원내대표 "오래된 문제, 여당이 언급할 일인지"
"무죄땐 달리 유죄엔 침묵, 선택적 대응?" "대통령 친인척 문제 아니냐"
이언주 "대통령이 밝혀야" 이정미 "역대 정권에선 다 밝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혐의로 유죄판결(징역 1년)을 받고 법정구속된 일을 두고 대통령실 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나흘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이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에 입장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래 전 대통령 되기 전 일이고, 당에서 언급할 일인지 생각해보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무죄 판결을 받았을 때는 적극적 입장 표명을 하면서 유죄 판결 땐 침묵하는 것은 선택적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10원 한 장 받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 발언에 빗대어 대통령이 꼭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 앞에서 연 원내대책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장모 잔고위조 사건 관련해 유죄판결 법정구속이 된 데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친인척 비리로도 볼 수 있는 사건인 것 같은데, 입장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당 차원에서 언급할 사안인지 그건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친인척이나 김건희 여사 관련해서, 무죄판결이 나왔을 때는 대응을 하는데, 무죄판결이 나와서는 대응하지 않는 것은 선택적 대응아니냐고 야당에서 비난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 질의에 윤 원내대표는 “조금 전에 말씀 드린 입장 그대로”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을 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보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윤 원내대표는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재차 기자가 '그래도 대통령 장모와 관련된 거고 친인척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친인천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윤 원내대표는 “그 사건은 상당히 오래된 사건이다. 대통령이 되기 훨씬 오래전 일이고, 제가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최씨의 혐의를 두고 “소송 사기를 하려고 했던 거잖느냐”며 “이건 국가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문제여서 소송 사기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우리 사회 사법 시스템이 무너지는 거여서 용서하면 안 되는 거다”라며 “대통령의 부인이고 누구이고 대통령 본인이라도 용서가 안 되는 거”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본인 행태가 씁쓸하다. 보기에 참 안 좋다. 볼썽사납다, 국민들 보기에”라며 “대통령께서도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느냐. 그랬을 때 본인이 '십 원 한 장' (언급하며) 두둔했다. 그거 국민들이 다 기억하고 있다. 그러면 대통령의 원래 아까 제가 말씀드린 집권의 근간 이것과 비추어 봤을 때 공정과 상식 비추어 봤을 때 여기에 대해서 뭔가 말씀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그때 몰랐으면 '몰랐다'(든) 결과적으로 지금 밝혀진 것 아니냐. 2심이니까. 이 문제에 대해 유감 표시라도 해야 하고 향후 본인 주변과 근처에서 이 어떠한 문제도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겠다.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두고 “너무 당연하다. 역대로 친인척 비리, 특히 바로 측근 친척 비리가 있었을 때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은 경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그 문서를 왜 위조했겠느냐. 부당하게 이득을 취득하기 위한 그 용도로 그것을 만든 것이고 또 그 성남의 엄청난 땅을 자기가 취득할 때 '사문서 위조'와 '내 사위가 검찰이다' 이 두 가지가 같이 먹혔던 거란 말이죠”라며 “대통령이 자기의 바로 측근 친인척이면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재판 직후에는 대통령실이 바로 나와서 공식 논평까지 냈다면서 “김건희 여사가 무죄임이 확정됐다, 김건희 여사 수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마디로 대통령실이 나와서 무죄라고 하는 가이드라인을 쳐주는 이런 입장 표명이 나왔는데 이번에 이렇게 징역형까지 떨어졌는데 입을 꾹 다물고 있고 그 재판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얘기할 것이 못 된다(고 하는 건). … 이거는 완전히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최은순씨 항소심 판결과 법정구속 이후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고, 윤 대통령의 언급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25일 미디어오늘에 구속 이후 오늘까지 관련된 대통령실의 입장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25일 오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홍보수석, 대변인, 대외협력비서관 등에게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거나 유감표명 또는 사과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에 가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지 △무죄판결 나온 사건에는 분명한 입장을 내면서 유죄판결이 나온 사안은 침묵하는 것은 선택적 대응이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은 어떤 견해인지 △대통령이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적 없다고 말했다는 반응이 알려진 바도 있고, 친인척 비리에 해당하는 문제인 만큼 대통령님 가족에도 공평한 적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묻는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를 보냈으나 오전 11시30분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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