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모CB 악용 상장사 적발...11건 형사고발 조치

부당이득 규모 총 840억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금융감독원이 사모 전환사채(CB)를 불공정거래에 악용한 사례를 적발해 형사고발 조치했다.

금융감독원이 사모 전환사채(CB)를 불공정거래에 악용한 사례를 적발해 형사고발 조치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 [사진=뉴시스]

금감원은 40건의 사모CB 악용 사건을 발굴해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고, 혐의자 33인을 검찰에 이첩했다고 25일 밝혔다. 관련 부당이득은 약 840억원 상당이다.

사모CB는 발행이 용이하고 공시 규제 등이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어 발행‧공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과신사업 투자유치 등이 이뤄진 것처럼 가장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사모CB 발행이 급증하고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금감원은 사모CB 악용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추진하게 됐다.

금감원은 지난 1~6월 중 조사대상 40건 중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패스트트랙 등을 거쳐 11건을 형사고발 등 조치 완료하고 3건은 최종 처리방안을 심의 중이다.

적발된 사모CB 악용 불공정거래 주요 유형. [사진=금감원]

조사완료된 14건의 경우 부정거래 10건, 시세조종 3건, 미공개정보 이용 3건으로 나타났다. 부정거래혐의가 코로나19 관련 사업 등 허위의 신규 사업 진출을 발표하거나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를 기망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CB 전환주식을 고가에 매도할 목적으로 부정거래와 함께 초기 주가 모멘텀을 형성하기 위한 시세조종 혐의도 포착됐다. 악재성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가 급락 전 전환 주식을 사전에 매도하는 등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도 있었다.

금감원 중간 조사결과 주가조작 전력자가 다수 연루돼 있었다. 조사대상 40건 중 62.5%가 적발됐다. 코로나19 관련 테마사업을 표방한 허위 신규사업 진출 등으로 투자자를 현혹한 경우가 조사 사건의 80%로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기업의 74.4%가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등으로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

금감원은 "보강된 조사인력을 집중해 더욱 속도감 있게 사모CB 기획조사를 진행‧완료하고, 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부문 공조 체제를 활용해 불공정거래 카르텔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와 긴밀히 협업해 사모CB가 건전한 기업 자금조달 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