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쓰기·교실 서있기·퇴실조치 가능… ‘수업권 보장’

인지현 기자 2023. 7.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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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말 초·중등교육법상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의 기준을 담은 교육부의 고시 제정을 앞두고 교원단체와 전문가들은 "학생의 구체적인 문제 행동에 대해 교원이 즉각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학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및 교원의 제지 요구 불응 등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행위를 규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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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생활지도 고시’ 착수
학교별 학칙에 방안 있더라도
상위개념인 ‘고시’ 자체가 없어
그동안 교육현장서 적용 못해
교원단체·전문가 “문제 행동에
즉각 제지 가능한 방안 담겨야”
교사가 학부모에 면담 요청할땐
의무화하는 후속 조치 뒤따라야
교육장관·교사노조 간담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교사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8월 말 초·중등교육법상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의 기준을 담은 교육부의 고시 제정을 앞두고 교원단체와 전문가들은 “학생의 구체적인 문제 행동에 대해 교원이 즉각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학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및 교원의 제지 요구 불응 등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행위를 규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 내 학생 권리와 교권이 충돌하는 지점들에 대해 살핀 후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고시안에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25일 교육부가 고시 마련에 착수한 것은 현재 학교별 학칙에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지할 수 있도록 돼 있어도 구체적인 방법 등을 제시하는 상위 개념의 고시 자체가 없어 교육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교사의 생활지도에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대응할 경우 소송 과정에서 교사의 행동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원단체들은 초중등교육법 및 해당 시행령에 명시된 ‘상담(학부모 상담 포함), 주의, 훈육·훈계, 지시, 과제 부여 등’ 5개 조치를 보다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수단으로 구체화해 고시에 담아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해왔다.

교원단체들은 교실 질서 유지권을 위해 교사가 학생에게 반성문 제출하기, 교실 뒤로 나가 서 있기를 지시하고 학부모 상담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세부적인 방안을 고시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매일 문제 학생을 접하는 교사들이 즉각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생활지도 방식을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김희성 서울교사노조 부대변인은 한 예로 ‘타임아웃’을 언급했다. 이는 수업을 방해하거나 학교 교칙을 위반한 학생에 대해 수업에서 퇴출한 뒤 복도·반성 교실 등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필요 시 방과 후 일정 시간을 학교에 잔류토록 할 수 있다. 교원이 임의로 학부모 상담을 요청할 경우 민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학부모 상담 관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서울지역 한 교사는 “학부모가 면담에 응하지 않아도 현실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의 의무를 실질적으로 법령 수준에서 담아낼 수 있도록 하는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자기기를 이용한 수업방해 행위 등이 고시에 적시될 가능성도 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학교장과 교원은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이 다른 학생 및 교원의 교육활동을 저해한다고 판단해 주의를 줬음에도 불응한 경우 검사와 압수를 할 수 있다”는 식의 내용이 고시에 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의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이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고시 수준에서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교사노조 관계자는 “세부적인 행위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열거하다 보면 이후 고시의 허점을 파고드는 식으로 새로운 수업방해행위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고시에 적시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학칙으로 보완하면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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