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첫 외국인 초대…북한 ‘전승절’ 분위기 고조
북한이 오는 27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 행사에 중국 대표단을 초대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한 내 행사 참석을 위해 외국인이 입국하는 첫 사례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북한군 노병들이 기념식이 열리는 평양에 도착하는 등 전승절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의 초청에 의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중화인민공화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리홍충(리홍중)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위대한 조국 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 70돐 경축행사에 참가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를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날 밤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내용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공개한 것이다.
중국 대표단은 전승절 기념 열병식 등 주요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대대적으로 의미부여한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의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를 되새기며 미국에 맞서는 북·중 연대를 과시하려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회 부의장 격인 리홍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공산당 정치국 위원)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의 격은 과거보다 낮아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8년 9월9일 북한 정권수립일 당시에는 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정치국 상무위원)이, 2013년 7월27일 전승절 60주년 행사엔 리위안차오 국가 부주석이 방북했다.
중국 대표단의 이번 방북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북한의 국경봉쇄 이후 외국인이 북한 내 행사 참석을 위해 입국하는 첫 사례다. 북한이 최근 주민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며 외부와 접촉·교류를 본격적으로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20년 상반기 이후 외국 인사가 북한에 입국한 사례로 북한이 공식확인한 건 올해 3월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번째”라며 “앞으로 북한이 국경을 여는지까지 확대해석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방역을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조치가 있었고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려는 준비 동향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국경 개방은) 어느 정도 시간문제 같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에선 전승절 70주년 기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신문에 따르면 한국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노병들과 전시 공로자들, 군인 지원 공로자들인 원군미풍 열성자들 등이 전승절 70주년 기념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
신문은 “조국 해방전쟁 승리 70돐 경축 행사가 청사에 특기할 대정치축전으로 성대히 진행되게 된다”며 “주체 조선의 자랑찬 전승사와 그 승리를 지켜온 영광의 70년을 700년, 7000년으로 빛내여나갈 전체 인민과 인민군 장병들, 새 세대들의 드팀없는 신념과 의지를 힘있게 과시하는 의의깊은 계기”라고 밝혔다.
북한군 노병들은 전날 평양 청년회관에서 청년 학생들과 상봉 모임을 가졌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정권과 군을 이끌었던 김일성 최고사령관의 업적을 기리는 국가미술전람회도 개막했다. 북한은 전승절 70주년을 기념해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기념 주화를 발행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 등 개최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정치 일정과 관련해 인원과 장비 식별 등 관련 지역에 대해서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인원이나 장비의 숫자가 증가한 동향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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