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와 김남국[오후여담]

2023. 7. 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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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부터 유리된 소수의 독재 정부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이냐, 둘 중 하나를 미국 정부가 선택해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1979년 9월 16일 자 뉴욕타임스(NYT)에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인터뷰가 실렸다.

유신 독재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이 인터뷰는 박정희 대통령과 민주공화당을 크게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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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국민으로부터 유리된 소수의 독재 정부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이냐, 둘 중 하나를 미국 정부가 선택해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1979년 9월 16일 자 뉴욕타임스(NYT)에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인터뷰가 실렸다. 유신 독재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이 인터뷰는 박정희 대통령과 민주공화당을 크게 자극했다. “김일성을 만날 수 있다”는 YS의 발언으로 박 대통령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해 10월 3일 여당인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는 합동조정회의에서 YS 인터뷰를 문제 삼아 반민족적 사대주의, 매국적 발언 등 9개 조항을 이유로 의원직 제명안을 상정시키기로 하고, 이튿날 경호권을 발동해 야당 의원들의 참석을 막은 채 국회 별실에서 양당 의원 159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당시 유신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국회의원 3분의 1을 사실상 지명할 수 있었다. 전체 의석 231명 중 대통령이 지명한 유신정우회 의원이 77명, 여당인 공화당 의원이 68명이었기 때문에 여당과 무소속을 합쳐 의원 3분의 2 찬성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YS 의원직 제명은 유신체제의 종말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됐다. YS는 가택연금 상태에서도 “영원히 살기 위해 일순간 죽는 길을 택하겠다”라고 말했고, 유명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도 이때 나왔다. 제명에 대한 반발로 신민당 국회의원 66명 전원과 민주통일당 국회의원 3명은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는데, 공화당은 선별적 수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부산에서 시작된 시위가 인근 마산·창원으로 이어지면서 ‘부마민주항쟁’의 시발점이 됐다.

지금까지 헌정사에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YS의 의원직 제명 사례를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깰지 주목된다. 그동안 일부 의원의 제명 징계안이 올라가긴 했지만, 자진 사퇴해 표결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상임위와 본회의 중 코인 투자 혐의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제명(재적 3분의 2 찬성)을 권고한 김 의원은 자진 사퇴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독재에 저항하다 제명된 YS와 코인 투자하다가 제명될 처지에 놓인 김 의원을 동일 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국회의 수치다. YS와 달리 만약 김 의원을 제명하지 않으면 이젠 국민이 들고일어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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