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연기’ 논란에도 흥행 대박...스타 파워 효과 톡톡히 보는 연극계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7. 25. 11: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 MZ 관객 잡는 스타마케팅
손석구 출연 연극 대박
女 초점 스토리도 늘어
스타 손석구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엠피엔컴퍼니
지난해 티켓 판매액 기준 약 5600억원으로 엔데믹 호황을 맛본 공연계는 올해도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연계의 큰 손이라 할 수 있는 2030 MZ세대를 잡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스타 캐스팅은 관객을 불러모으는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트로트 가수들의 뮤지컬 캐스팅이 40대 이상 관객을 불러모으는 비법이라면 스크린과 OTT 등을 오가는 대세 배우들은 젊은 층을 무대 앞으로 불러올 수 있는 카드다.

뮤지컬에 비해 젊은 관객이 적다는 연극이지만 ‘카지노’, ‘범죄도시2’ 등으로 주가를 드높인 손석구가 나선 연극 ‘나무 위의 군대’가 관객을 모은 좋은 예시다. 손석구 본인이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쓰지 않는 연기가 가짜 연기가 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뒤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흥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당초 8월 5일이 폐막일이었지만 매진 행진이 이어지면서 8월 8일부터 12일까지 공연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상반기 공연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역시 배우 김유정·정소민의 연극 데뷔작인데다가 김성철·이상이·채수빈·정문성 등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까지 합류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대와 30대 관객이 64.4%였고 10대까지 포함하면 72.8%에 달했을 정도다.

지난해 전체 공연 티켓 구매자 중에서 여성이 73.2% 정도였을만큼 여성 관객의 비중이 높기에 양성 평등 부분 역시 신경써야 하는 요소다. 남성 주인공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주역을 맡는 여성 스토리가 주목받는 것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 ‘라흐헤스트’는 김환기 화백·이상 시인의 아내가 아닌 예술적인 재능을 가진 여성 김향안의 이야기를 다루며 호평을 받았고, 2023 K-뮤지컬국제마켓 선보임 쇼케이스를 통해 오는 10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있을 ‘K-뮤지컬 로드쇼 in 브로드웨이’ 참가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석범 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공연뿐만 아니라 영상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여성 서사가 다뤄지며 니즈를 맞춰주고 있다. 젊은 세대는 개인의 선호도와 취향이 분명해 양질의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일종의 양극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이순재가 미치광이 왕으로 분해 200분 동안이나 극을 이끌어가는 ‘리어왕’처럼 정통 연극을 표방하며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작품도 있지만, 가능하면 짧은 시간으로 진행하는 공연도 늘어나는 것이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대극장에서 진행하는 뮤지컬 등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100분 미만으로 끊으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특정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작품이 아닌 스타를 소비하는 등 특정 계층에 소구하는 것만 추구하지 말고 독특한 소재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