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중계기로 ‘070→010’ 번호 조작…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발신하는 인터넷 전화의 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신형 중계기를 개발해 범행에 이용했다.범행에는 미성년자도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25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국내 중계기 사무실 관리총책 A씨(31)와 대포 유심 유통조직 총책 B씨(27) 등 20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은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계기 사무실 26개를 관리했다. A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의 지시를 받아 중계기를 각 사무실로 배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를 통해 총 21명으로부터 약 3억5581만원을 가로챈 혐의(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 등)를 받는다.
A씨 등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인터넷 전화번호를 ‘070’으로 발신하면 ‘010’으로 조작했다. A씨는 지난해 4~5월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며 피해자 9명으로부터 1억229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중계기 이용에 필요한 무선 라우터를 유통한 B씨(27)도 구속기소했다. 그는 피해자 9명으로부터 약 5억1490만원을 받아낸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대포 유심 개통을 맡은 이동통신대리점 업주 C씨(38) 등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합수단은 B씨 등 유통 조직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필로폰을 매매한 사실도 적발했다.
미성년자인 D군(17)도 구속기소됐다. 그는 중국 총책이 국제 배송한 중계기와 라우터 및 부속 부품을 받아 조립한 뒤 중계기 100여대를 전국 중계기 사무실로 전달하고 신형 중계기의 작동 여부를 테스트한 혐의(범죄단체 가입·활동)를 받는다. D군은 ‘고액 단기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고 돈을 벌기 위해 조직에 가입했다고 한다.
합수단은 중계기 621개, 대포유심 2832개, 노트북 및 PC 31개, 휴대전화 100개, 무선 라우터 682개 등을 압수했다. 합수단은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보이스피싱 중국 총책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불법체류 태국인들을 중계 운영자로 모집한 외국인 모집책들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추적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발신 번호 변작 중계기, 대포유심 유통 등 보이스피싱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범죄에 엄정 대응함으로써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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