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정요구에도 정부는 여전히 ‘조치 미흡’, ‘지연중’[세종백블]

2023. 7. 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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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 2022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조치완료 보고에도 조치 미흡 사례 다수
예산 조정 필요 지적 이후에도 추가 조정 필요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의 나라 살림살이에 대해 국회가 시정요구를 했지만 일부 부처는 여전히 이행하지 않거나 조치를 지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조치율은 개선됐지만, 정부의 이행조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증감 조정이 필요한 예산항목의 내년 예산안 반영 등 대책이 필요하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의 시정요구 사항에 대해 후속 조치결과 기준으로 전체 시정요구 1416건에 대해 1175건(83.0%)은 조치를 완료했고, 241건(17.0%)은 조치중이라고 보고했다.

2017~2018회계연도 결산 후속 조치결과에 있어 결산 시정요구 사항에 대한 조치미완료 비율은 10~13% 내외 수준이다가, 2019회계연도 16.4%, 2020회계연도 18.4%로 증가했고, 2021회계연도는 17.0%로 다소 감소했다.

앞서 정부는 국회법에 따라 2021회계연도 결산 시정요구 사항에 대해 2023년 1월 ‘조치결과’를 제출했고, 4월말을 기준으로 조치결과를 재점검해 5월 ‘후속 조치결과’를 국회에 제출했다.

조치완료 보고에도 여전히 조치 미흡

먼저 2021회계연도 결산 시정요구 사항에 대해 조치완료라고 보고한 사항을 분석한 결과, 일부 사업은 국회의 시정요구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해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산정한 2021회계연도 전체 정부출자기관 배당성향의 평균값은 산술평균기준 40.38%로 정부의 중기목표(2022~2026년간 40% 유지)를 달성했다.

그러나 해당 평균배당성향에는 배당을 미실시한 기관이 제외돼 결과가 과대평가되고 있어 국회는 산술평균 기준을 고려해 정부출자기관의 평균배당성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시정요구했다.

기재부는 2014년부터 중기목표를 설정해 출자기관의 경기대응력 강화, 안정적인 재정수입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2년도 정부배당수익을 전년 대비 1조1000억원 상향했지만, 여전히 평균배당성향 산정 시 배당을 미실시한 기관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2021회계연도 결과에 따른 배당성향은 40.38%였으나, 2022회계연도 결과에 따른 2023년 배당성향은 39.9%로 소폭 하락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은 2021회계연도 결산에서 순자산 -2조4725억원, 자산 대비 부채비율 118.6%로 자본잠식 상태이다.

자체수입 비중이 8.9%로 기금 부실화가 우려돼 국회는 융자원금 미수채권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재정구조 합리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추후 국회에 보고할 것을 시정요구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융자원금 미수채권 관리를 강화해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지원하고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을 실시하고, 2022년 여유자금을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해 2.39% 수익을 달성했다고 조치완료 보고했다.

그러나 2022년에 공자기금 예수금으로 현금성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순자산이 5조2046억원으로 감소하고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136.2%로 증가하여 재정건전성은 악화됐다.

예산 조정 필요 지적에도 일부만 수용

2021회계연도 결산 심사 시 지적된 예산과다, 과소 편성 또는 실집행률 저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감액 또는 증액해지만, 추가적인 예산조정이 필요하거나 면밀한 집행 관리가 요구되는 사례도 있었다.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착금 지급 사업은 2021년 예산현액 322억1000만원 중 148억2300만원(46.0%)이 집행되고 173억8700만원은 불용돼 국회는 향후 지급 시차 등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예산이 적정하게 편성되도록 노력할 것을 시정요구했다.

이에 따라 2022년 예산은 280억500만원으로 감액 편성됐지만 102억6800만원(36.7%)이 집행되고 177억3700만원(63.3%)은 불용돼 북한이탈주민 정착금 예산을 적정하게 편성하라는 취지의 시정요구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국회 예정처는 분석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활동지원 가산급여는 최근 3년간 예산 부족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예산 부족분도 최근 2년새 4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국회가 지급 인원과 평균 이용시간의 증가 추세를 고려해 적정 예산을 편성할 것을 시정요구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3년 가산급여 지원 대상, 지원 시간, 시간당 단가 등을 확대 편성했지만, 2023년 6월 기준 가산급여 지급인원은 예산 편성 6000명 대비 9184명으로 3000명 가량이 많고 평균 지원시간은 예산 편성 151.5시간 대비 194.6시간으로 43.1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예산 부족이 예상돼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의 전기굴착기 보급 사업은 2021회계연도 결산 결과 예산 40억원 중 타 세부사업으로 18억원을 이용했음에도 실집행률이 10.6%에 불과해 국회는 사업의 실질적인 수요나 추진 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급 계획 물량을 현실화하고 예산 규모를 조정할 것을 시정요구했다.

2022년 사업 예산은 20억원으로 감액 편성됐으나, 이용액 6억5000만원을 제외한 13억5000만원이 지자체에 교부되고 그 중 22%인 3억7900만원만 실집행됐다.

국회 예정처는 “집행실적이 부진해 실질적인 수요나 추진 여건을 검토해 예산 규모를 조정하라는 취지의 시정요구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교부액의 22%만 실집행돼 국고보조금의 연내 집행 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에 따른 집행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 예정처는 조치 중인 시정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결산보고서 제출시점에 이행 여부를 보고하도록 해 국회의 시정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이행완료 시까지 모니터링하고, 2021회계연도 결산 시정요구 사항 중 예산 조정이 필요해 조치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는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예산안 반영 여부 등을 살필 것을 제안했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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