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종금·벤처파트너스 자회사 편입… 비은행 강화·M&A 포석

허지윤 기자 2023. 7. 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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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종금·벤처파트너스 주식 교환
일부 주주, 주주 가치 훼손 반발
지주 체제·자본 여력 키워 증권사 인수 노려
그래픽=정서희

우리금융그룹이 조만간 비은행 부문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기존 주식을 폐지하고,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합친다. 우리금융지주에 힘을 싣고, 자본 확충 여력을 키워 증권사를 포함한 비(非)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 사이에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다음 달 8일 우리금융그룹의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올해 초 인수한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주식 교환을 할 예정이다.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을 지주사인 우리금융으로 이전하고, 우리금융지주의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기존 주식은 폐지되고, 우리금융지주 신주(新株)가 다음 달 28일 상장될 예정이다.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 기존 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사 신주를 배정받게 되는데,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 주식 통폐합을 두고 이해관계에 따른 시각차가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우리종금 주식을 보유 중이라고 밝힌 주주 A씨는 “우리종금 주식에 투자해 온 주주들 사이에선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 시 우리종금과의 합병을 통해 우리종금 주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었는데, 우리금융지주의 주식 교환 결정으로 주주들이 추구해 온 수익 방향이 아예 달라진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의 편입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일부 주주의 투자 성향과 잘 맞지 않는다는 점도 반대 배경이다. 지주사 주식의 경우 배당 매력이 큰 장점은 있으나 주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특성이 있다.

일부 주주들의 반발에도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지난 21일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주식 교환을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 55.54%, 우리종금 지분 58.7%를 보유 중인데, 이번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100%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내세운 주요 명분은 ‘모회사와 자회사 간 경영 효율화 제고’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종금을 완전자회사로 두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는 절차가 수반돼야 하는데, 경영효율성 면에서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자회사화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그룹 차원의 비은행부문 확장 전략과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주주의 당기 순이익을 늘리고 모회사의 자기 자본을 확충하려는 셈법도 깔려있다. 특히 출자금 마련 등 자본 확충이 M&A의 중요한 선결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 결정이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일 금융지주 체제 하에서 계열사 간에 자본 배분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식을 교환하고 신주를 발행하면서 자기자본이 증가하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모회사의 경영 지표가 개선되고 자본 확충 여력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 증권사는 금리 하락기 등 은행의 수익이 줄어드는 시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어 비은행 부문 핵심 업종으로 꼽힌다. 과거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4년 이 회사를 NH농협금융에 매각했다. 즉,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분야 인수 체력을 만든 것이란 의미다.

우리금융지주 측도 우리종금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 교환에 관한 공시를 통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인 신규 사업 진출과 글로벌 확장, 은행 분야와 비은행 분야 간의 종합적인 성장을 통해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타 금융지주회사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증권사를 주요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현 시점에서 구체화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종금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지주 체제의 안정화와 우리종금의 시장 경쟁력 강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등의 효과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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